서울 아파트 매매가 약 9개월 만에 제자리강남구 하락폭 0.11%…강남권 주도자산가 120명 "내년 상승" 3% 그쳐정부 규제·금리 요동 우려 하락 예상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난 3월 말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9개월 만에 멈췄다. 각종 대책에도 강남권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보합세로 돌아섰다. 그간 재건축 훈풍에 오름폭이 컸던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 등 이른바 강남 4구가 11ㆍ3 부동산대책 여파에 하락세를 보이자 결국 서울 평균 아파트값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한 셈이다.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세를 이끌던 서울마저 상승동력이 사라지면서 내년 집값을 둘러싼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전문가는 물론 자산가, 일반 수요자까지 내년에는 집값이 현 수준과 비슷하거나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 폭은 보합(0%)으로 한주 전과 같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마지막 주 이후 최근까지 9개월여간 꾸준히 상승했는데 보합 전환한 것이다. 감정원이 집계하는 가격 통계치는 실거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기관의 통계치보다 시장동향을 면밀히 반영한다는 평을 듣는다.재건축단지가 몰린 강남권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강남구의 하락 폭이 전주 0.04%에서 0.11%로 0.07%포인트 늘어난 것을 비롯해 강동이 0.06%포인트, 서초와 송파는 0.03%포인트씩 확대됐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원리금 동시상환 등의 대출규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맞물린 결과로 감정원은 보고 있다.서울까지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내년 집값을 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은행ㆍ증권 자산가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7년 전국 주택값이 상승할 것으로 본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보합과 하락이 각각 49%, 48%로 자산가 대부분 내년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이는 다른 시장조사업체나 연구기관도 비슷하다. 부동산114가 전국 일반인 912명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3%가량이 매매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하락은 28.1%, 상승은 25.7%로 떨어질 것으로 본 이가 더 많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더불어 11월3일 청약 규제가 시행된 가운데, 2017년에는 초과공급과 금리 변동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주택시장 전망에 반영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전문 연구기관의 전망은 보합과 하락으로 갈린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방에서는 0.7%가량 떨어지지만 수도권에서 미미하게 상승한 영향으로 전국적으로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반면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집값 하락세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수도권은 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지방이 1.5% 떨어지며 전국적으론 0.8% 하락리라는 것이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수도권은 서울의 코어마켓과 외곽지역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지방은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증가 리스크가 현실화될 우려가 있고 금리 상승 압박으로 하락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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