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은 안 싱싱'…시립대 교수 폭행·폭언 논란 확산

서울시립대에서 폭로 대자보 두 차례 붙어...1차 폭로후에도 회초리 들고 수업 들어가 대자보 작성자 비난·위협...피해 학생 2차 대자보에서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반발

서울시립대에 나붙은 대자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의 한 대학교 교수가 수업 시간에 수시로 폭언, 폭행, 성ㆍ인종차별적 발언을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주장 제기 후 학교 안팎에서 일부가 가해 교수를 옹호하고 내부고발자를 비난하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12일 서울시립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6일 이 학교 환경공학과 게시판에 A교수가 수업시간에 수시로 죽비로 때리고, 욕설을 하는가 하면 성ㆍ인종차별적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대자보가 게시됐다. 대자보에는 "A교수가 질문에 대한 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50㎝가량의 대나무 매로 어깨를 때리거나 주먹으로 학생들의 머리를 쳤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A교수는 '모자란 xx', 'xx 같은 놈' 등의 욕설도 자주했고, 수업시간에 질문을 한 학생에게 '빨갱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성차별적 발언도 수시로 나왔다. 여학생들마다 결혼과 출산 계획을 물은 후 출산을 하지 않겠다거나 3명 이하를 낳겠다고 답하면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30대 여자는 싱싱하지 못하다", "여성은 반드시 출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말고 집에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등이 발언이 지속됐다.문제는 대자보 게시 이후 가해자격인 A교수가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일부 학생들도 내부제보자격인 대자보 작성자를 비난하는 등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A교수는 일부 언론에 대자보 내용이 보도되자 폭언, 폭행 및 문제성 발언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피해 학생과 만나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A교수는 첫번째 대자보가 붙은 직후 해당 수업 시간에 여전히 죽비를 들고 나타나서 "30년을 수업을 하면서 계속했지만 이런 일은 없었다. 옛날에는 더 많이 때렸지만 지금은 기운이 없어서 못 때린다. 사과를 받고 싶으면 직접 찾아와라. 굉장히 비겁하다"는 등 사실상 내부 제보자를 위협하고 비난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른 학생들 중 일부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왜곡과 과장이 가득한 대자보를 붙이고 기삿거리로 만든 건 교수님을 매도하려는 악의가 다분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A교수를 옹호하면서 폭로 학생을 비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러자 대자보 게시자는 지난 9일 2차 대자보를 붙여 "동의없이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체벌은 그 강도와 상관없이 결코 이뤄져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교수님은 흑인을 깜둥이로, 백인을 백인놈의 새끼로, 30대 여성을 싱싱하지 못한 여자로 조롱했다. 듣고 웃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저는 그러한 발언들이 하나도 재미있지 않았다"며 "발언에 대한 책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마음껏 욕하고 비난하는 수업은 폭력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한편 A교수는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및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학교 측은 "대자보에 게시된 내용에 대해 진상조사 등 내부적인 대응 방침을 정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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