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C챔프 등극한 전북 현대
선수층 두텁고 공격투자 강점
정규리그 거머쥔 FC서울
K리그 7년째 30만 관중몰이
FA컵 들어올린 수원 삼성
2부리그 추락 걱정날린 분전
전북 현대 ACL 우승 [사진=전북 구단 제공]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해 프로축구 패권은 전북과 서울, 수원이 나눠 가졌다. 전북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C서울이 정규리그, 수원 삼성이 대한축구협회(FA)컵을 들어올렸다.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던 수원의 분전은 인상적이었다. 올시즌 3강은 솥발처럼 천하를 삼분했고, 그래서 '삼국지(三國志)'를 연상시켰다.◆ 전북=위(魏). 지난달 26일 알아인과의 AFC챔피언스리그 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 1-1로 비겨 통합전적 3-2로 승리했다. 압도적으로 강했으나 트로피 세 개를 거머쥘 수는 없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57)은 시즌 전 "모든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한다"고 했다. 선수 영입은 공격적이었다. 김신욱(28)을 포함, 즉시전력감 열두 명이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훈련방식도 바꿨다.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감각을 먼저 키우고 체력훈련을 했다. 유럽리그 팀들의 전지훈련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연습경기 횟수는 2015년 여덟 번에서 열한 번으로 늘렸다. 이재성(24ㆍ전북)은 "모두들 이 방식이 처음이라 적응이 어려웠지만 시즌이 시작하고는 몸상태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전북에 실력과 우승은 별개였다. FA컵에서는 지난 7월 13일 전주에서 열린 8강 경기에서 2부리그 부천FC에 2-3으로 져 탈락했다. 정규리그에서는 지난 2013년 심판을 매수한 사실이 드러나 10월 1일 승점 9점을 삭감당하는바람에 일을 그르쳤다. 전북은 내년에도 우승후보다. 선수층이 두텁고 모기업은 공격적안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삼국 가운데 가장 강한 위나라가 그랬듯 앞으로도 대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도 많은 트로피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우승은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위도 삼국을 통일하지는 못했다.
FC서울 K리그 우승 [사진=서울 구단 제공]
◆ 서울=오(吳). '1000만 인구'를 등에 업고 메이저 중의 메이저 구단을 자처하는 서울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북이 승점을 빼앗겨 시즌 마지막 경기가 결승전으로 둔갑하자 최종병기 박주영(31)의 결승골로 결판을 냈다. 전정경기의 불리함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개운치 않았는지 황선홍 서울 감독(48)은 "내년에는 완벽한 우승을 하겠다"고 했다.서울도 투자에 인색하지 않았다. 데얀(35) 등 일곱 명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시즌 중이던 6월 21일 최용수 감독(43)이 중국으로 떠나고 황선홍 감독이 뒤를 이으면서 흔들릴만도 했지만 저력마저 잃지는 않았다. K리그 최초로 7년 연속 30만 관중을 돌파(31만5516명)한 대규모 시장을 운영하는 서울다웠다.
수원 삼성 FA컵 우승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수원=촉(蜀). 근근이 트로피 하나를 건졌다. 3일 수원에서 한 FA컵 결승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울을 꺾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36)은 "우승이 간절했다"고 했다. 그랬을 것이다. 2016년의 수원은 가장 세가 약했다. 모기업의 투자가 줄고 선수층도 얇아 2부리그 추락까지 걱정할 정도였다.그러나 오호장군처럼 충성심이 강하고 기량이 걸출한 난세의 스타들이 있었다. 서정원 감독은 "다행히 후반기 조나탄(26ㆍ수원)이 골을 잘 넣어주고 염기훈(33ㆍ수원)이 왼발 부상에서 회복, 권창훈(22ㆍ수원)의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고 했다. 수원이 내년에도 3강에 끼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선수를 보강하지 않으면 솥발 가운데 가장 먼저 부러질 가능성이 크다. 포항, 울산 등 전통의 강호들은 가장 먼저 수원부터 끌어내리려 할 것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전력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은 "공격쪽에 선수 보강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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