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캔당 1000원 파격할인행사 등장비밀 원가, 저렴한 주세율 적용 덕국산 경쟁력 떨어져 역차별 논란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맥주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수입 맥주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 '4캔 1만원'을 보편적으로 내세웠던 수입맥주들이 최근 '4캔 6000원', '5캔 8000원' 등 파격적인 가격 할인정책을 더욱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수입맥주의 가격공세에 국산맥주들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는 국산맥주는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서울의 A 대형마트 주류코너에서는 수입맥주에 대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레벤브로이, 프란치스카너, 스파텐, 하얼빈 500ml 등은 캔당 2000원이지만 5캔 구매시 8000원(캔당 1600원)에 할인판매 중이다. 백스500ml의 경우 캔당 2500원이지만 4캔 구매시 6000(캔당 1500원)원에 판매되고 있다.코로나슬릭캔(355ml)의 경우 캔당 1800원이지만 4캔을 구매하면 6400원(캔당 1600원), 6캔을 구매하면 7800원(캔당 1300원)에 판매된다. 또 다른 B 대형마트에서는 수입맥주 5~6종을 개당 1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화제가 되며 매진 행렬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수입맥주들의 이같은 가격 정책은 대략적인 생산원가를 파악할 수 없는데다 현행법상 국산맥주보다 30% 이상 저렴한 주세율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로 수입되는 맥주 제품의 경우 원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소비자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마실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더라도 주세법상 국산맥주가 부담하는 세금이 많고 할인 판매되는 수입맥주의 경우 국산맥주의 출고가(약 1100원)와 가격 차이가 나지 않아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맥주의 경우 국세청에 제조원가를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없게 돼 있다. 반면 수입맥주는 원가를 신고할 필요가 없어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다.때문에 수입맥주의 파격적인 할인행사에는 수입가를 낮게 신고해 주세를 낮추는 꼼수가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판매가를 부풀린 후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같은 국산과 수입맥주와의 경쟁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18년 7월1일부터 유럽산 맥주에 대한 수입관세가 0%로 전면 철폐될 예정이기 때문이다.국내 맥주제조사 관계자는 "수입맥주는 적은 세금을 내면서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가능하도록 하면서 국산맥주에는 과도한 규제가 많다"며 "수입맥주에 국내 맥주시장을 잠식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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