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이병규가 25일 잠실야구장 기자실에서 은퇴 기자회견 중 잠실야구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김현민 기자]
- 팀을 옮겨서라도 선수 생활 하고 싶은 생각 있었나?안 해봤다면 거짓말이다. 다른 팀 가서 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했는데 답은 결국 LG였다. 1997년 입단해서 계속 여기서 뛰었는데 LG를 떠날 생각은 없었던거 같다. 여기서 마무리를 하는게 옳다고 생각했다. - 차후 계획은?조금 생각을 해야 할 거 같다. 쉬면서 생각을 해야할 거 같다. -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어제가 생일이었다. 가족들하고 저녁식사 하면서 운동을 그만해야겠다고 말했다. 마음이 아프더라. 아이들도 서운해하고 슬퍼하고 아내는 말할 것도 없고. 제 결정이었고 가족들은 따라주고 이해해줬다. - 은퇴를 결정하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아무 생각도 안 났다. 운동을 그만두니까 뭘 할 수 있을까… 아무 생각도 안 났다. 그런거 아무 생각이 안 난다는 경험은 처음이었던거 같다. 정말 아무 생각 안 났다. 힘든 밤이었다. 결정하고 나니까 홀가분하긴 한데 서운한 것도 많이 있다. 서운하다. - 선수 생활을 하다면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여기서 뛰면서 여기서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열심히 뛰겠다는 생각을 했다. -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마지막 타석에 섰을때 생각은?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게 제 마지막 타석일 거라는 생각을 무척 많이 했다. 여기 설 수 없다는 생각, 생각이 복잡해지면 갑자기 멍해지는게 있다. 그날 가족들도 경기장에 왔고, 지켜봤는데 그냥 마음이 무척 아프고 슬펐던거 같다. - 마지막 타석에서 팬들의 환호성이 컸는데?그분들의 마음을 알 거 같았다. 지금까지 들었던 함성 중 가장 컸던거 같다. 응원해주시는 함성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게, 그런 함성을 들을 수 있을까,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던거 같다. - 20년 선수생활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은?신인 때 입단해서 안타 치고 조계현 선배님에 대해 황당한 인터뷰했던 것, 2002년 한국시리즈, 2013년도 10월5일 플레이오프 확정된 날, 2016년 10월8일 등이 기억에 남는다. - 고마웠던 스승님은?- 초등학교 스승님. 처음 야구 시켜주신 분이라 기억에 남고. 아마추어 때 대학교 때 감독님, 프로 처음 들어왔을 때 천보성 감독님, 다른 분들도 많은데 누구는 언급하고 누구는 언급하지 않으면 좀 그렇다. 저를 처음으로 2군으로 보내주셨던 김성근 감독님도 기억에 남는다. - 우승에 대한 아쉬움은?많다. 17년 동안 한 번도 못 해서 팬들에게도 죄송하고 동료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 -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적토마라는 별명이 가장 좋다. 그만큼 열심히 뛰어다녔기 때문에 붙여주신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병규는 생각나는대로 좀 적어온 것이 있다며 읽기도 했다. 그는 "일본 갔다 돌아오면서 후배들에게 밀리며 은퇴하자. 창피하지 말자. 그런 말을 굉장히 많이 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지금도 안 질 자신이 있다.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런거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더 노력을 했던거 같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17년 동안 감사하고 이 자리에서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구단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