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찾아야 건강한 인간관계 회복

마음건강 주치의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의 심리처방전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발간내면 성찰 돕는 테라피로 마음건강 도와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당신이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돌아오는 게 상처뿐이라면 굳이 그 인연을 끌고 갈 필요가 없어요. 타인에게 기대하고 지치기를 반복하는 사람은 결국 언젠가 상처가 곪아 터지기 마련이죠. 자기를 힘들게 하는 '관계의 패턴'을 파악하면 삶이 더 편안하고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라이프스타일리스트로 대중에 알려진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45)은 뜻대로 풀리지 않는 관계 때문에 상처받는 이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정신과 문턱이 여전히 높은 현실에서 2009년 '마음건강 주치의 블로그(www.lifestylist.co.kr)'를 열어 수많은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소통한 그는 진료실과 온라인 상담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을 묶어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21세기북스)'를 이달 출간했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지나치게 애쓰는 사람들을 위한 그만의 심리처방전인 셈이다.유 원장은 23일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2001년부터 비만, 스트레스, 폭식증을 진료하면서 만난 20~30대 여성 대다수가 자기를 모질게 대하고 사소한 일에도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자존감과 관계, 특히 여성의 심리문제를 집중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7년째 '굿이미지심리치료센터' 운영을 병행하면서 수많은 내담자의 사연에서 '상처는 언제나 가장 가까운 사람이 준다'는 공통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특정 관계에서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기보단 자기를 제대로 사랑해야 자존감과 관계 모두 건강하게 회복된다는 결론을 얻었다.유 원장은 "사람들은 대게 '내가 이만큼 했으니 상대도 그 정도는 해주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그 마음을 잘 모른다"면서 "타인의 상황이나 감정을 읽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고, 한 번 굳어진 관계 패턴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욕구가 있어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일일이 살피다 상처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장녀라서, 여자라서, 어머니라서 등의 이유로 주변 사람에게서 받는 상처는 상상 이상"이라면서 "그러나 이들의 상처는 타인을 향한 '기대와 욕구'로 자기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들에게 유 원장은 상대에게 의존하고 집착하는 마음을 자기 자신에게로 돌리라고 조언한다. 스스로 만든 상처는 '내가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과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져 관계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데, '상대의 감정'에 맞춘 관심의 초점을 '나의 감정'으로 되돌리기만 해도 기분에 휘둘리지 않는 건강한 관계 맺기가 가능하다고 그는 조언했다.이를 위해 그는 이번 책에서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게 먼저다',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나가는 법', '세상 모든 관계에는 법칙이 있다'.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잃는 것에 민감하고, 얻는 것에 둔감한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전' 등 일상에서 쉽게 적용 가능한 방법들을 일러준다. 또 그는 병원 방문을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정기로 '자존감 파티'를 마련하고 있으며 개인의 내면 성찰을 돕는 심리도서관과 북카페도 구상 중이다.유 원장은 "자존감을 지켜주는 정서적 지지자는 가족이나 친구, 연인, 동료 등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면서 "자기의 욕구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를 보호하며 사랑할 때, 인생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원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한 유 원장은 미국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한비만치료학회 학술이사,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한 케이블방송사의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렛미인, Let 美人)에서 상담의로 활약했으며 다수의 공중파 방송에서 활동 중이다. '나는 초콜릿과 이별 중이다(2011년)', '그래서 여자는 아프다(2012년)' 등의 책을 펴냈다.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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