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면접 대비 지방 학생 집구하기두달 임대 보증금 없이 월세 160만원입시 성수기 맞아 매물 실종사태가격 비싸도 빈방 찾기 학부모 출동
▲ 강남의 한 오피스텔 전경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올해 수능을 치른 수험생 정모(19)씨는 수능이 끝난 지난 주말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논술과 면접 등 본격적인 대입 준비를 위해서다. 정씨의 부모님이 발빠르게 찾은 곳은 서울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분당선 한티역이 가까운 인근의 부동산. 대치동의 논술학원을 다니며 두달 가량 단기로 머물 원룸을 구하기 위해서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였는데도 걸어서 대치동 학원가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의 오피스텔은 매물을 구하기 어려웠다. 대치동 인근 오피스텔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지방에 거주하는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른 후 논술과 면접 등 대입준비를 위해 대치동 학원가로 대거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치동 학원가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오피스텔은 이미 매물이 실종 상태다. 대치동 J공인 관계자는 "지방에서 오는 분들은 수능시험 전부터 물건을 직접 들여다보지도 않고 바로 예치금을 입금할 정도로 적극적이다"며 "선릉역 인근까지 나가면 월세 100만원 초반대로 물건을 구할 수 있긴 하지만 대개 해외나 지방에서 오는 분들이다 보니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해 항상 이맘때 쯤이면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개 한두달 정도 머무를 오피스텔 단기 임대를 찾고있는데, 시세수준이 만만찮다. 보증금 없이 월세 130만~160만원 수준이다. 방학 때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하기 위해 찾는 수요자들을 타겟층으로 해 가구부터 식기까지 모두 풀옵션으로 꾸며진 점이 특징이다. 인근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이 동네가 다 아파트촌이라 오피스텔 매물이 귀한데다 여름ㆍ겨울 성수기엔 찾는 사람들이 많아 고가의 월세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빠르게 소진된다"며 "특히 유학생들까지 귀국하는 여름방학 시즌에는 8평짜리 원룸 월세가 160만~200만원까지 치솟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고액의 시세수준에도 품귀현상을 빚는 것은 '대치동'이라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학원 상권으로 꼽히는 대치동, 목동, 노량진, 중계동 중에서도 사교육 일번지로 통하는 곳이 바로 대치동이다. 강남에서도 가장 많은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데다, 교육열이 높은 고소득 전문직 거주자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인근 R공인 관계자는 "이 동네 둘러보면 학원 아니면 고소득층을 겨냥한 은행지점들, 마사지샵 등이 즐비하다"며 "시세수준이 일단 다른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을 수밖에 없고 오피스텔의 경우 계절적 수요로 반짝 호황을 누리는 형태라 가격대가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교육' 빼고는 설명할 단어가 없는 대치동의 경우 지금이 실거주 수요에 단기 학원수요까지 집중되는 시기"라며 "이렇다보니 시세가 크게 올라 있는데 현재 수준이 고점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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