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출산률 저하로 국내 분유업체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 분유업체 3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강구 중이다. 이같은 전략을 짜는 곳이 바로 분유연구소다. 국내 아이들의 성장발달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 출시도 연구소에서 이뤄진다. 더 크게는 중국 등 해외 수출과 실버식 사업, 음료 등 신사업 발굴 등도 연구소의 몫이다. 분유업체 3사의 전략가인 연구소장들의 불황 극복기를 들어봤다.
박종수 남양유업 중앙연구소장
28년간 전분야 섭렵 '뼛속까지 남양맨'내 아기가 먹을 음식 만든다는 자부심'모유에 가까운 조제분유 만들기' 온 힘◆28년 '남양맨'의 '내 아기가 먹을 음식' 만든다는 신념=박종수 남양유업 연구소장은 1988년 연구소에 입사해 기획, 연구개발본부 등 남양유업에 28년 동안 근무하면서 회사의 전 영역에 걸쳐 업무를 수행해 온 남양맨이다. 2011년부터는 남양유업 중앙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연구개발 업무 전반을 이끌고 있다.박 소장은 "아기전문회사 남양의 자부심을 걸고 우리가 만든 제품이 바로 '내 아기가 먹을 음식'이라는 엄마의 마음으로 제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제분유는 모유가 부족하거나 모유를 줄 수 없는 상황에서 모유를 대체하여 섭취하는 유일한 영양 공급원이기 때문에 모유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아기의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 및 기능성 성분을 배합해 제조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남양유업은 1967년 대한민국 최초로 조제분유 제품을 개발한 이래 50년간 모유에 대한 연구와 제품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되고 개발됐다. 때문에 남양의 조제분유는 모유와 아기에 대한 기초연구, 영양설계 및 제조의 응용연구가 조화된 기술집약적인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 소장은 엄마가 아기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자 완벽한 영양공급원인 모유에 가장 가까운 조제분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수입분유가 난립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유럽 등 서구 제품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판매자에 의한 모유 유사성에 대한 무분별한 과대 광고에 의한 것"이라며 "수입분유 수입시 원재료 및 영양성분에 대한 별도의 심사가 없어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 조제분유 톱5에 들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1등이 곧 세계 1등이라는 생각으로 모유와의 유사성을 한층 더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지아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장
모유 8000여건·아기똥 9만건 분석성장발달 필요성분 단계별 최적화모유처럼 아기몸에 좋은 분유 목표◆소아청소년과 의사 출신의 전문가=정지아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 소장은 소아청소년과 의사출신으로 소아소화기영양을 세부적으로 연구한 전문가다. 2009년 매일유업에 입사해 현재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다.매일유업의 앱솔루트 명작, 유기농 궁, 센서티브 등 분유 브랜드들은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를 통해 다년간 축적해온 모유와 아기똥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두뇌, 시력, 성장, 방어능력, 소화흡수 등 5가지 핵심 영양성분을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앱솔루트 영양 시스템'을 적용해 모유에 더욱 가깝게 설계했다. 또한 위생적이고 안전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국내 최초로 분유 캡과 스푼 일체형 클린캡을 도입, 분유스푼을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고 분유스푼을 찾기 위해 분유를 뒤적여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애 사용자의 편의성도 높였다.정 소장은 "이는 '모유를 연구하면 아기 건강은 연구된다'는 신념으로 지난 5년간 모유 8000여건, 아기똥 9만여건을 연구한 결과에 기반해 아기의 성장 발달에 필요한 성분을 단계별 최적의 함량으로 맞춤 적용한 결과"라고 피력했다. 매일유업은 최근 출산률 감소로 인해 분유 시장이 위축되자 가족친화 경영 기업으로 저출산 타개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를 넘어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분유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 소장은 "한국 엄마와 아기들을 위한 모유와 아기똥 관련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이제는 아시아 전체로 연구를 확장해 나가고 싶다"며 "또한 모유의 성분에 대해 더욱 세부적으로 연구해 '가장 모유 같은 분유', '아기에게 먹여도 미안하지 않은 모유처럼 좋은 분유'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현수 일동후디스 식품연구소장
식품·유제품 개발에만 20년 외길특수식·건강기능식품 개발 이력국민건강증진 실버식 제품 연구◆특허 4건과 10여편 이상의 논문 게재한 경력=신현수 일동후디스 식품연구소장은 1995년 조제분유 개발에 뛰어든 후 박사 과정 2년을 제외한 현재까지 식품과 유제품 개발만 20년 이상을 오직 한길로만 걸어온 전문가다. 2015년 3월 일동후디스에 입사한 후 식품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조제분유, 이유식, 환자식 등 특수식 및 건강기능식품 등을 개발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허 등록 4건, SCI 논문 5건 외 10여편 이상의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한 경력의 보유자다. 일동후디스는 산양분유 분유가 강점으로 꼽히는 회사다. 2003년에 출시된 산양분유는 뉴질랜드의 청정자연 속에서 항생제, 인공사료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자연방목으로 자란 건강한 산양의 원유로 만들어졌다. 신 소장은 "분유를 만드는 제조자의 입장에서 궁극적인 목표는 모유에 가장 가깝게 만들어 영유아들의 건강한 성장발달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산양유 지방은 우유지방에 비해 20분의1로 크기가 작고 중쇄중성지방산(MCT)가 많아 위장기능이 덜 발달한 영유아에게 특히 좋은 지방이다"고 말했다.특히 신 소장은 최근 맞벌이 부모의 증가 등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액상분유도 새롭게 출시했다.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이라 할지라도 아기가 적기에 필요한 영양분을 잘 흡수하고 소화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하지만 일동후디스 역시 출산률 감소로 인해 국내 분유시장이 좁아지는 것에 대비해 해외시장 진출과 소비자 중심의 차별화된 판매전략들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일동후디스는 내년 중국 시장 진출 목표로 현재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중에 있으며 동시에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는 사회적 변화도 고려해 실버식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신 소장은 분유 외 '프리미엄 포켓몬 우유' 2종의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평생 먹을 초콜릿을 단기간에 먹어보는 등 제품개발에 매진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신 소장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건강증진을 표방하는 친환경 로하스 기업의 식품연구소장으로서 작지만 강한 연구 조직을 추구하고 있다"며 "미래 먹거리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진행하는 핵심 부서인 만큼 신규 사업 확장군을 찾고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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