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보다 브랜드 가치 더 중요"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LG생활건강이 면세점에서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부 후'와 '숨37'의 일부 상품의 판매 수량을 조정했다. 단기간 매출이 늘어나는 것보다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천기단 화현 3종 세트 구매 수량을 5개에서 3개로 줄였다. 2014년 12월 단일품목 구매 수량을 5개로 제한한 뒤로 2년여 만에 다시 조정했다. 숨37도 워터풀 3종과 타임에너지 3종의 구매 수량을 최대 3개로 제한했다. 숨37은 지난 6월과 9월에 구매 수량을 조정했다. 후와 숨37은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끄는 화장품 브랜드다. 후는 올해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003년 1월 출시한 지 14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LG생활건강은 후가 연 매출 1조16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는 2009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이래 2013년 2000억원, 2014년 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연 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다. 숨37은 '제2의 후'로 자리 잡고 있다. 올 3분기까지 숨37의 매출액은 261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매출을 이미 뛰어넘었다. 숨37의 올 한 해 매출은 3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LG생활건강이 양적 성장 기회를 버리고 두 브랜드의 일부 제품에 대해 구매 가능 수량을 줄인 것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중국에서 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일부 중간 소매상이 소비 목적이 아닌 판매를 위해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불법으로 제품을 유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들은 현지에서 제품 가격을 3~4배 부풀려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짝퉁 제품과 섞어 판매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리 차원에서 구매 수량을 제한했다. 또 한정된 수량을 가능한 한 많은 고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생산 수량은 한정돼 있는데 일부 고객들이 인기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 형평성 차원에서 판매 수량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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