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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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출판된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유작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도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쓴 16편의 글을 모은 이 책은 야만과 문명의 이분법적 경계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는 "식인종과 미친 소를 관련지어 보자. 소의 뼛가루를 소에게 먹이고 그 소를 도축해 먹는 인간과 식인종이 무슨 차이가 있나. 결과적으로 우리는 모두 식인종인 셈이다."라고 썼다. 식인 풍습이라는 개념은 야만과 문명의 차이를 과장하려는 목적에서 조작된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소에게 소의 뼛가루를 먹이는 것이 넓은 범위에서 식인 풍습에 속한다고 했던 레비스트로스는 "인간에서 떼어낸 몸의 부분이나 물질을 다른 인간의 몸에 의도적으로 넣으려는 시도는 언제나 문제였다. 따라서 사회에서 축출됐던 식인풍습이란 개념이 앞으로 상당히 흔한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결국 타인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가장 가난한 방법은 여전히 타인을 먹는 것이다"라고도 썼다. 초식 동물에게 동종의 동물을 먹게 하는 사육으로 생긴 광우병 등의 위험을 비롯해 인구 증가, 식량 부족 등으로 결국 육식이 식인 풍습만큼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