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임대 놓다가 물려주려고…' 견본주택에 몰려든 노인들

방배동서 간만에 분양되는 소형 아파트 견본주택 '북적'"저금리 속 아파트 분양에 몰리는 대표적인 사례" 분석

▲ 한미글로벌이 분양하는 '방배마에스트로'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유닛을 둘러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노후에 대비해서 아이들한테 물려주려고 작은 평수 주택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지요."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오랜만에 분양돼 나오는 '방배 마에스트로' 아파트 견본주택이 문을 열자, 이곳을 찾은 60대 장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방배동에 살고 있다는 그는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세워둔 듯 했다. "오피스텔을 사려고도 했는데 가격이 부담스럽기도 해요. 어떤 오피스텔은 입지가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지. 이 아파트를 보니까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앞으로 교통도 편리해질 것 같고, 분양가도 2억원대 정도여서 크게 부담이 안 되네요. 청약을 꼭 넣어보려고 합니다."최근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수요층으로 노인들이 지목되는 가운데 장씨의 경우는 대표적인 사례인 듯 했다. 그런데 견본주택 현장에서는 다른 노인들도 적지 않았다. 다른 아파트 견본주택보다 노인들이 더 눈에 많이 띄었다.전용 35㎡A 유닛을 둘러보던 김모(65)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나이 든 우리같은 세대야 살던 집이 편하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아파트 생활을 선호하잖아요. 깔끔하고 교통이 편리하고, 단지내 커뮤니티도 잘 갖춰서 그렇겠지요. 그래서 아이들하고 함께 구경나왔어요." 장씨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미글로벌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866-10번지 일대에 공급하는 방배 마에스트로는 서울지하철 4ㆍ7호선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이수역이 도보로 1분거리에 있는 초 역세권이다. 전 가구 전용 25~51㎡의 소형으로 구성된 아파트 118가구와 전 실 전용 19.86㎡로 구성된 오피스텔 45실로 구성된다. 아파트는 지하 5층~지상 27층짜리 1개동, 오피스텔은 지하 5층~지상 10층짜리 1개동이다.소형인데다 전철역도 가까운 특징으로 인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한미글로벌 분양 관계자는 "견본주택 방문객의 80%가 투자자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 중에서도 방배동 거주자들이 제일 많고 강남3구나 인근 동작 쪽에서 오시는 분들이 대다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견본주택에서 만나본 노인들처럼 우선은 투자를 해놓고 임대를 하려는 목적에서 청약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오랫동안 고급 주거지역할을 해왔던 방배동은 주거지 이미지가 강했다. 더욱이 그동안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진행이 더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지역이기도 했다. 그런 방배동의 분위기가 최근들어 반전됐다. 인근에 추진 중인 9개 구역 1만가구의 재건축 사업이 개발호재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군 부지로 묶여있어 개발이 어려웠던 서리풀터널이 방배 마에스트로 입주 예정일인 2019년 2월 개통할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서리풀터널이 개통되면 강남 주요지역 소요시간이 10분 이상 짧아진다.한미글로벌 관계자는 "오랫동안 지역 내 재개발ㆍ재건축을 지켜봐왔던 지역 주민들이 개발호재를 알아보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그 중에서는 자녀에게 증여, 임대 목적이 대부분이고 간혹 학군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가 들어서는 방배동 일대에는 서문여중ㆍ고, 방배초, 동덕여중ㆍ고가 위치한다. 또 인근에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인 세화여고와 세화고도 지원가능하다. 명문학군을 갖춘 덕분에 학군배정을 받기 위해 전입신고 목적으로 분양을 받거나 자녀 통학용으로 매입하는 수요도 있다는 얘기다. 이 분양물량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규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대가 훌쩍 넘어서지만 방배 마에스트로의 경우 이보다 1000만원 가량 낮은 300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소형평형으로 구성돼 총 분양가를 따져도 4억원대로 HUG의 보증 기준액인 6억원에 미치지 않는다. 중도금대출규제를 피한데다 아파트의 경우 중도금 50% 무이자, 오피스텔은 중도금 60% 무이자의 금융혜택이 제공된다. 견본주택은 서울 서초구 내방역 8번 출구 앞에 위치한다. 2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6일 아파트 1순위와 오피스텔 청약을 동시에 진행한다. 입주는 2019년 2월 예정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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