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
[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기쁘고 자랑스러워"정권 비선실세로 거론되고 있는 최순실 씨(60)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특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이화여대 학생이 공개편지 형식의 대자보를 붙여 화제다. 20일 자신을 '익명의 화연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어디에선가 말을 타고 있을 너에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정씨 관련 의혹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나, 어제도 밤 샜다. 전공책과 참고도서, 그렇게 세 권을 펼쳐 뒤적이면서. 노트북으로는 프로그램을 돌리고 때로는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해가 뜨는 것도 모르고 밤을 꼬박 새워 과제를 했어"라며 말문을 열었다.이어 "고학번이어서가 아니야. 새내기 때도 우글 소논문을 쓰느라 미적 레포트를 쓰느라, 디자인 과제를 하고, 법을 외우느라 나는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샜지"라며 "아마 너는 모르겠지만, 이화에는 이런 내가, 우리가 수두룩해. (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해서 이곳에 들어왔지)"라고 자신을 비롯한 학생들의 모습을 설명했다.이 학생은 그간 지적되어온 정씨 학사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너는 어제 어디서 뭘 했을까?"라며 "국내에 있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인지 출석점수를 다 받아내는 너, 채플 때면 대강당 앞 계단에 늦지 않으려는 벗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한 것, 네가 알고 있을까"라고 비난했다.그러면서 "누군가는 네가 부모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 근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부럽지도 않아. 정당한 노력을 비웃는 편법과 그에 익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얻어진 무능. 그게 어떻게 좋고 부러운건지 나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학생은 "이젠 오히려 고맙다. 네 덕분에 그 동안의 내 노력들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그 노력이 모이고 쌓인 지금의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실감이 나. 비록 학점이 너보다 낮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보다 훨씬 당당해"라고 했다.끝으로 그는 "너,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만든 부당한 사람들에게 그저 굴복하는 게 아니라, 내 벗들과 함께 맞설 수 있어서 더더욱 기쁘고 자랑스러워. 아마 너는 앞으로도 이런 경험은 할 수 없을 거라니. 안타깝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한편 미르㎓K스포츠재단 핵심인물로 알려진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19일 사임했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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