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깬 소비]햄버거가게에 학생보다 학부모 '득실'…장난감가게엔 '넥타이부대'

'패스트푸드=10대가 주고객?' 2~18세 연령대는 10%대에 불과아이용 장난감에 빠진 아빠들…40~60대, 드론·변신로봇 등 구매율 '두자릿수' 증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지난 19일 오전, 용산구에 위치한 롯데리아 매장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엄마들로 북적였다. 직장인 이모(39)씨는 "패스트푸드는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먹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평일 낮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이 삼삼오오 앉아 메뉴를 주문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스타벅스 등 커피점에서 학부모들이 모임을 즐기는 것은 이해하는데 패스트푸드점도 학생이 아닌 학부모들이 더 즐겨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일반적으로 '햄버거'라고 하면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이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주고객이 10대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20~40대가 주요 소비층이다. 일각에서 '10대 비만의 주범=햄버거'라고 몰아붙이는 바람에 패스트푸드의 주소비층이 청 소년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오히려 10대 비중은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가 최근 3개월간 매장 방문 고객 1만여명을 대상으로 주요 소비층을 조사한 결과, 2~18세까지의 고객은 전체의 17%에 그쳤으며 19~49세까지의 고객이 83%인 것으로 집계됐다.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햄버거 소비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것"이라면서 "직장인들의 소비가 대부분이며 특히 평일 낮에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학부모들끼리 찾아 매장이 북적이곤 한다"고 설명했다.아이들을 겨냥해 만든 장난감은 아빠들이 더욱 열광하기도 한다. 예전같으면 아이를 위해서 장난감을 구매했지만 최근들어 30~40대 성인 남성들이 자신의 취미활동의 하나로 장난감을 사모으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이른바 키덜트족(키덜트와 어덜트의 합성어로 어린이의 감성을 추구하는 어른들을 일컫는 말)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온라인쇼핑몰 옥션이 지난 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 40~60대 성인 남성들의 키덜트상품 구매 증감률을 조사한 결과, 인형 피규어는 전년동기대비 40%이상씩 증가했다. 40대는 43%, 50대는 73%, 60대는 42%씩 구매량이 늘었다.또한 조립완구인 로봇이나 캐릭터 피규어를 찾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조립완구 로봇은 40대에서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13% 증가했으며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도 300% 증가해 크게 늘었다. 특히 성인남성들이 여가용으로 즐기는 무선조정 헬기, 드론, 쿼드콥터 등의 판매량도 두드러져, 40대에서는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으며 50대는 66%, 60대는 14%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장난감과 키덜트용품은 40대, 50대에서 판매량이 각각 88%, 120%씩 증가했다.세살배기 아들을 둔 직장인 최모(36)씨는 "아이가 갖고 노는 변신로봇을 보니 어릴 적 장난감을 갖고 놀던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시리즈별로 사모으고 있다"면서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장난감 매장 앞에서 한참동안 레고를 구경하는 등 정작 장난감 사모으기가 내 취미가 돼버렸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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