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사관리 특혜 없었다" 강조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총장이 19일 전격 사임했다. 1886년 이화여대 개교 이래 130년 역사상 총장의 첫 중도 퇴진이자 지난 7월28일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이 시작된지 83일만이다.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과의 불통이 발단이 되긴 했으나 최근 박근혜 정부의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딸이 특혜 입학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학생과 교수진 등의 사퇴 압박과 이로 인한 학교 이미지 실추에 큰 부담을 느낀 탓으로 풀이된다.최 총장은 19일 오후 2시 '이화의 구성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사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30분에는 이화여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최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가 예정된 상태였다.최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으로 시작된 이번 학내 사태로 인해 구성원들이 더는 분열의 길에 서지 않고 다시 화합과 신뢰로 아름다운 이화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오늘 총장직 사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이어 "최근의 난무한 의혹들까지 개입되면서 어지러운 사태로 번져 이화의 구성원과 이화를 아끼시는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최근 체육특기자와 관련하여, 입시와 학사관리에 있어서 특혜가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이화여대는 최근 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씨의 딸 정모 씨가 승마 특기생으로 부정 입학했으며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는 등 학사관리에서도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대학 측이 입학 과정에서 면접위원들에게 정씨를 뽑을 것을 지시하고, 입학 후에는 국제대회 출전 등을 이유로 출석을 하지 않아도 학점을 딸 수 있게 학칙을 바꿨다는 등의 의혹이 연일 제기돼 왔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등 교육부 지원 사업을 잇따라 따 낸 것 또한 정씨의 부정 입학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도 받아 왔다.최 총장은 지난 17일 교수와 교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고 이에 대해 해명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 때까지만 해도 송덕수 이화여대 부총장은 "총장은 사퇴하지 않을 것이다. 총장이 사퇴할 정도로 잘못한 것은 없다"며 사퇴 가능성을 부정했다. 하지만 최 총장은 불과 이틀만에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하여 다시 한번 이화의 역량과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총장직을 사임하고자 한다"며 사퇴를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입시부정 및 정권과의 유착설 등에 대해서는 재차 선을 그었다. 최 총장은 입장문 말미에서 "저의 사직으로 그간의 분열을 멈추시고 오로지 학생과 학교를 생각하시고, 이화가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생각하시며 힘을 모아 지금의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여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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