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막바지…송민순 회고록·최순실 의혹으로 與野 격한 충돌

정진석 '문재인, 진상 규명에 협조해야'…정보위·운영위 국감서 증인 채택 문제로 기싸움 예상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20대 첫 국정감사에서 미르ㆍK스포츠 재단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최순실씨 딸 특혜 등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야권의 공격을 받았던 새누리당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파문에 집중하며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여야가 국감 막바지에 '의혹 공방'으로 격렬하게 충돌하는 모양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김정일의 결재를 받아 우리 외교ㆍ안보 정책을 결정했다는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주권 포기이자 국기 문란 행위"라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추악한 대북거래에 대해 낱낱이 고백해야 하고 진상규명 작업에 협조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북한에 사전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는 손 전 장관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자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이었던 문 전 대표가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누리당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대북결재요청사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당 차원의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이정현 대표는 박맹우 TF팀장에게 "대한민국 외교사에 중대한 일이 발생했다"며 "냉철한 조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외교의 위상을 바로잡고 왜곡된 남북관계를 재정립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은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향후 국회 청문회나 국정조사, 특검, 대통령 기록물 열람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새누리당은 오는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감에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김 전 원장이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썼지만, 김 전 원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원장은 필요하다면 국감에 출석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의 '회의록 공세'에 야권은 새누리당이 권력형 비리 의혹을 덮고 유력 대선 주자를 흠집 내려는 '색깔론'을 앞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최순실씨 딸의 각종 특혜 의혹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를 덮으려고 새누리당이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상대로 흠집내기와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공당으로서 진실 밝혀야 할 것은 측근비리와 국정농단이란 점을 명심하고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향후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 전후로 여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열리는 운영위 국감에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민정수석 등이 기관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우 수석은 관례에 따라 불출석할 가능성이 크고, 출석한다 하더라도 검찰 조사 등을 이유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여야 대치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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