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피가 삼성전자의 반등에도 2010선으로 주저앉았다. 10월 옵션만기일을 맞아 기관투자가들이 대량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전문가들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3분기 어닝 시즌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경제지표와 유럽의 통화정책 회의 등 대외적 변수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다만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심리가 해소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예상대로 삼성전자의 투기적 차익거래가 청산되는 모습이다. 전날 증시는 삼성전자의 반등에 따라 삼성전자 현물 매도와 미니 코스피200선물 매수의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3일간 나타난 삼성전자 급락을 방어하는 금융투자 투자자의 투기적 차익거래를 일컫는데 전체적으로 만기일 날 시장에 제한적인 영향을 주고 청산됐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물론 유입된 규모에 비해 청산된 규모가 부족한 측면이 있어 아직 일부 잔고는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월물 선물이 전날 1537계약 미결제약정 증가가 있었다는 측면을 보면 극단적인 삼성전자 매물 보다는 제한적인 범위의 금융투자 투자자의 삼성전자 매도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 현물의 방향성에 반하지만 추세를 변경시킬 정도로 강하게 작용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정교한 투기적 차익거래라는 판단이다.어쨌든 만기는 지나갔고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역시 소강되는 국면을 나타냈다. 원 코스피200지수 선물 역시 제한적인 매도를 나타낸다는 측면에서 아직은 긍정적인 부분이 남아 있다. 단기적인 삼성전자 매도 가능성만을 제외할 경우 소폭의 시간이 흐른 뒤 시장은 다시 정상적인 투자심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분기 마감 직전 5주간의 전망치 변화와 전망치 달성률 사이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올해 3분기 전망치는 분기 마감 이전 5주 동안 2.8% 하향 조정되며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진 상황이다.지난 7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됐을 당시 7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은 갤노트7의 리콜을 감안했을 때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12일 갤노트7의 생산 및 판매가 전면 중단돼 이에 따른 손실이 3분기에 반영되며 영업이익은 5조2000억원으로 정정됐다. 2012년 이후 4분기를 제외한 14개 분기 중 삼성전자의 실적이 전망치를 상회한 9개분기의 증시 전체 전망치 달성률은 98.7%다. 전망치를 하회한 5개분기의 전망치 달성률은 88.6%였다. 삼성전자의 이익비중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규모 어닝쇼크는 전염성을 지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3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분기말 직전 5주간의 전망치 변화를 고려한 3분기 실적의 현실적인 목표치는 현재 전망치의 95%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증감률의 마이너스 전환과 이익사이클의 하락추세 전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잔여 종목들이 전망치의 95%를 달성할 경우 역대 3분기 이익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전망치 95%의 달성 여부는 이번 3분기 어닝시즌의 관전포인트다.◆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다음주 주요 이슈는 두가지다. 우선 오는 19일 중국이 9월 및 3분기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한다. 이는 정책 당국의 경기 판단과 경제정책 방향성 설정에 있어 중요한 가늠자로 기능할 공산이 높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상반기 전체와 2분기 성장률과 동일한 6.7%다. 9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 모두 전월대비 소폭의 개선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중국 경착륙 리스크 완화와 하반기 매크로 낙관론 부활의 긍정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주요 정책 이벤트를 전후해 추가 선택적 부양책이 가시화될 경우 시장은 이를 정책 서프라이즈로 인식할 것으로 본다. 차주 중국 매크로 지표 개선과 추가 정책 기대는 국내증시를 넘어 글로벌 위험선호 환경의 긍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20일 유럽중앙은행(ECB)의 10월 통화정책회의도 앞두고 있다. 관심은 ECB의 테이퍼링 시사 여부에 집중될 전망이다. 최근 ECB 테이퍼링 조기화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글로벌 통화정책 및 유동성 환경 위축에 대한 우려가 주요 자산시장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단 시장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양적완화 조기중단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이는 여전한 물가 및 경기부진, 19개국의 연합체로서 통합된 재정정책을 시행키 어려운 유로존의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ECB는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조기중단보다는 매입대상 채권의 다변화나 QE 연장 등을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 시나리오로 본다면 QE 연장 방안 발표는 글로벌 금융시장 및 위험선호 환경의 긍정요인이 될 것이다. 매입대상 채권 범위 확장은 중립으로 보고 테이퍼링 구체화 시도는 쇼크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주 코스피는 1990선에서 2040선을 넘나들 것으로 본다. 이번주 시장은 표면적으론 삼성전자 이슈가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으나 이면엔 9월 동시만기 이후부터 지속된 외국인 선물 및 프로그램 순매도 영향이 컸다. 통상 대외 리스크 확대 영향이 우세했던 8월(글로벌 경기 우려 심화 및 국제유가 급락)과 9월(잭슨홀 미팅 등 9월 금리인상 리스크 부각)의 증시 조정은 60월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코스피 1990선에서 제한됐다. 따라서 추가 조정보단 반등 이후 기회포착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오는 19일 중국 매크로 지표 개선과 추가 정책부양, ECB 통화정책 변화 등이 외국인 시각선회를 위한 트리거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적 모멘텀 및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수출 자본재(씨클리컬, 화학·철강·건설·조선 등), 삼성전자를 위시한 IT 밸류체인 및 지배구조 변화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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