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팬들에게 '유광점퍼'는 특별하다. '가을야구'를 향한 팬들의 LG팬들의 희망과 기대와 염원과 좌절과 눈물과 절망과 또다른 희망이 유광점퍼에 오롯이 집약되어 있다. 그렇기에 LG 팬들은 여름날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유광점퍼를 꺼내 입곤 한다.유광점퍼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LG 팬들이 입는, 그 반짝이는 점퍼만 유광점퍼다. 그러나 이 고유명사는 한때 사어(死語)이거나 전설에 불과했다. 지난 2003년 이후 10년에 이르는 긴 세월 동안 LG는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유광점퍼는 장롱 속에서 낡아갔다. 팬들이 나이를 먹듯이.지난 2011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LG의 주장 박용택(37)은 "올해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가을야구를 할 것이다. 그러니 유광점퍼를 꼭 사놓으라"고 했다. 유광점퍼는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고 이내 품귀현상을 보였다. 팬들의 염원은 그렇게도 간절했던 것이다.올시즌 LG는 후반기 들어 특유의 신바람을 타기 시작하더니 지난 3일 대구에서 삼성을 10-3으로 누르고 2013, 2014년 이후 2년 만에 가을 무대에 복귀했다. 포스트시즌에는 유광점퍼가 잠실벌을 뒤덮을 것이다. 그 장관을 얼마나 자주, 또한 오래 볼 수 있을지는 오직 LG의 성적에 달렸다.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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