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비드 오티즈(40)가 현역 선수로서는 마지막으로 숙적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 양키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양키스 선수들과 팬들은 적이지만 친구였던 오티즈를 마지막으로 격하게 예우해줬다. 오티즈는 양키스로부터 두 가지 선물을 받았다. 양키스의 제이코비 엘스버리(33)가 양키스에서 뛰었던 투수 데이비드 콘(53)과 함께 나와 오티즈에게 책 한 권을 선물했다. 전·현직 양키스 선수들이 오티즈에 손으로 쓴 편지를 엮은 것이었다. 엘스버리는 과거 보스턴에서 뛰었던 오티즈의 동료였다. 오티즈가 두 번째 받은 선물은 양키스 스타티움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유화였다. 유화가 공개되기 전 양키스 전설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46)가 등장했다. 오티즈와 리베라는 뜨겁게 포옹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비드 오티즈(왼쪽)과 30일 양키 스타디움에서 뉴욕 양키스 전설의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와 만나 웃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큰 경기에 강했던 오티즈는 양키스에 여러 차례 악몽을 안겼다.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당시 시리즈 전적 0-3으로 밀리던 보스턴이 극적인 4연승으로 양키스를 제압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기세가 오른 보스턴은 밤비노의 저주까지 깨뜨리고 86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대역전을 이끈 주인공이 오티즈였다.오티즈는 연장 승부가 펼쳐졌던 4차전 연장 12회말 결승 2점 홈런을 쳤다. 당시 양키스 마무리 리베라는 9회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눈물을 흘렸다. 오티즈는 5차전에서도 연장 14회말 결승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두 경기 연속 끝내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경기는 보스턴의 올 시즌 마지막 원정 경기였다. 보스턴은 양키스와 경기를 마치면 홈으로 돌아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연전을 끝으로 올 시즌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다. 보스턴은 홈구장인 펜웨이 파크 중견수 위치에 오티즈의 모습을 새겨놓고 그와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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