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지도부에게 국회 정상화 요구하겠다'…비박 중진 23명 '국감 복귀'로 의견 모아(종합)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성기호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나흘째 국정감사를 전면 거부하는 집권여당 내 비주류가 독자적으로 국감 참여 목소리를 냈다. '국감 복귀' 문제를 놓고 당내 혼란이 수습되지 않는 가운데 파열음이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대표적 비주류인 나경원 의원은 2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박(비박근혜) 중진 23명의 긴급 회동 직후 "야당의 여당같은 모습은 옳지 않다"면서 "국민들의 우려섞인 여론을 담아 당 지도부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구했다. 나 의원은 "정세균 의장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지금 국민들의 걱정 어린 여론을 담아 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게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계 원들들의 힘을 빌리는 방법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단일 대오 투쟁'만을 외치는 당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반감도 드러냈다. 나 의원은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의총에서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얘기도 회의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당내 균열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당론이나 투쟁방식에 대한 이의 제기 차원이 아니라 여당의 야당같은 모습은 옳지 않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박 중진들은 모임 직후 열린 여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공개적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이날 모임은 여당의 사상 초유 국감 거부 투쟁을 놓고 비박 중심의 비주류 중진 의원들이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만난 자리였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지난 8ㆍ9 전당대회 비박 당권주자였던 주호영ㆍ김용태ㆍ정병국 의원, 대표적인 비주류 의원인 유승민ㆍ이혜훈ㆍ이종구ㆍ박순자ㆍ정운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친박(친박근혜)의 강경 투쟁 노선 관철에 맞서 의견을 모으고, 세를 과시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지도부의 오락가락 행보로 혼란만 더 커진 가운데 전날 밤 열린 새누리당 의총에서 강경 친박이 독주하면서 반발감이 커진 탓이다. 이에 따라 여당의 국정감사 복귀를 놓고 불거진 당내 균열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임에 참석했던 정병국 의원도 "(강경 친박이) 당의 전부는 아니다"면서 "이런저런 의견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새누리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야당 단독 해임건의안 처리가 이뤄진 지난 24일 이후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대야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전날 이정현 대표의 '즉흥적' 국정감사 복귀 발언과 이후 의원총회에서 3시간 만에 국감 복귀 분위기가 뒤집히는 등 여당은 '자중지란'(自中之亂)을 겪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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