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폭등'에 1㎏ 2만원대 특급호텔 김치까지 덩달아 인기

배추 한 포기에 1만원 넘자 "사먹으나 해먹나 매한가지"조선호텔·워커힐 등 '특급호텔' 김치 수요 ↑

조선호텔 김치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여름철 폭염으로 배추가격이 한 달 새 2~3배 폭등하면서 특급호텔서 판매하는 김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같으면 특급호텔 김치는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시중 김치보다 가격이 배 이상 비싸 수요가 특정 소비층으로 정해져있었지만, 배추값이 워낙 오르다보니 특급호텔서 파는 김치 가격과 다를 바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김치 매출은 전년대비 18%가량 증가했다. 가격은 배추김치 기준으로 가장 작은 사이즈의 한 캔(650g)이 1만5730원부터 시작, 시중에서 1㎏에 8000원~1만원에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최대 2배 가량 비싼 셈이다. 그럼에도 열무김치를 비롯해 호텔 김치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김장을 담기보다 사먹는 김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덩달아 호텔 김치 수요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조선호텔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김치를 사먹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데다가 추석을 앞두고 배추가격까지 올라 수요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특히 조선호텔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김치 케어 서비스'가 있는데 회원권을 끊어놓으면 마트나 백화점에 가서 사올 필요 없이 한 달에 한번 또는 두 번에 나눠 집으로 배송된다. 이 때문에 많은 양의 김치를 냉장고에 보관해두지 않아도 돼 배송문의도 늘고 있다.특급호텔 중에서 '김치'를 판매하는 또 다른 곳은 워커힐호텔이다. 특히 워커힐호텔의 경우, 포기김치 가격이 1㎏당 2만4000원에 달해 시중에 나와있는 프리미엄 김치 중 가장 비싸다. 지난해 판매량은 3만개(1㎏기준)이었지만 올해는 2배 가량 더욱 늘어날 것으로 호텔 측은 기대하고 있다.이처럼 소비자들이 특급호텔 김치를 찾는 이유는 '호텔이니까 믿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장 크다. 조선호텔의 경우, 순수 국내산 고급 원재료만을 사용해 겨울에는 해남, 여름에는 강원도 고랭지, 봄·가을엔 충남 해미의 배추를 사용하고 있다. 명품 기준에 도달하지 않은 재료로는 제품 자체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이밖에 양념은 서해안 까나리 액젓, 해풍을 맞고 자란 충청남도 안면도 태양초 고춧가루 등 국내산 최고급 재료들로만 준비하고 있다. 배추 김치 외에도 김치 10종류 이상에 HACCP 인증을 획득해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시스템을 구비했다.이에 조선호텔이 추석, 설 명절 때마다 한정상품으로 내놓는 '해물보김치'는 2.5kg짜리 25만원으로 고가에 속하지만 스테디셀러로 통한다. 50만원, 100만원권으로 나뉘어져있는 '김치 케어 서비스 회원권'도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워커힐 호텔은 1989년 호텔 업계 최초로 호텔 내에 김치연구소를 개설하고 '수펙스명품김치'를 만들었다. 김치전용 숙성실에서 알맞은 발표와 숙성기간을 거쳐 최상의 김치 맛을 유지하며 전통 항아리 숙성법을 채택, 발효기간 동안 항아리의 기공을 통해 불순물을 밀어내 장기간 신선하게 저장하는 것이 특징이다.호텔 관계자는 "배추가격이 워낙 오르다보니 해 먹는 것과 사먹는 가격이 차이가 없게 되자, 이 기회에 호텔 김치를 찾는 이들이 새로운 수요층으로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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