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의사인 줄 알았던 남편…알고보니 11억 원 뜯어낸 사기꾼

서울 송파경찰서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연수 인턴기자] 유명 대학병원 의사와 로펌 변호사를 사칭해 10명에게 약 11억원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송파경찰서는 결혼을 전제로 여성들과 교제를 하면서 돈을 뜯고 높은 수익을 미끼로 투자를 유도한 혐의로 이모(41)씨를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사건은 201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인 소개로 윤모(36여)씨를 만난 이씨는 자신을 서울대병원 소아과 의사라고 속인 뒤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시작했다. 이씨는 결혼을 앞두고 동거하던 윤씨에게 개인병원 개원자금 3억6000만원을 뜯어냈다. 그는 같은 해 11월 상견례와 결혼식에 부모 대역 아르바이트까지 고용해 윤씨를 감쪽같이 속였다. 이씨의 사기행각은 결혼을 하고도 멈추지 않았다. 군소 의약품 도소매 업체 영업사원이었던 이씨는 불법 의료행위를 일삼기도 했다. 자신의 딸과 지인들에게 영양제와 백신을 22차례에 걸쳐 주사를 놓는가 하면, 한 병원 명의의 위조 진단서를 만들어주면서 자신이 의사라고 믿도록 했다.이씨는 결혼 생활 중에도 총각 행세를 하며 다른 여성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팅앱 등을 통해 만난 30대 여성 3명에게도 자신을 의사라고 속이며 결혼을 약속하고 돈을 빌렸다. 이씨는 낚시 동호회 등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자신을 유명 로펌 김앤장의 M&A 전문 변호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주식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게 해주겠다면서 2011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명에게서 약 11억 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겼다. 이씨의 범행은 윤씨와 결혼 6년 만에 탄로났다. 또 다른 여성을 상대로 혼인 빙자 사기를 쳤다가 발각된 이씨는 올 5월 구치소에 수감됐다. 당시 이씨를 면회 갔던 피해자가 우연히 이씨의 누나와 만나면서 이씨가 의사나 변호사가 아님을 알게 됐고, 이 과정에서 경찰에 고소장이 잇따라 접수돼 결국 덜미가 잡혔다. 유연수 인턴기자 you012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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