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아프리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과 계약해 건조한 드릴십을 시운전 하고 있다
소난골은 2013년 10월 대우조선해양에 드릴십 2척을 발주했다. 계약금액은 1조3297억원으로 헤비테일(인도 시 대금의 80% 수령) 방식으로 이뤄졌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선수금 20%만 받고 나머지 1조원 가량은 인도와 동시에 받을 예정이었으나 그사이 소난골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소난골이 인도대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인도시점이 계속 뒤로 밀린 것이다. 이는 9월9일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시작으로 줄줄이 만기를 앞두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으로선 치명적이었다. 정 사장이 지난 6월초 직원들에게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됐다. 이후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소난골이 영국 SC은행에서 인도대금을 조달할 때 무역보험공사가 전액 보증을 서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나 글로벌 채권은행 27곳이 소난골에 대한 여신 회수를 검토하면서 걸림돌이 됐다. 이들이 채무상환을 유예해줘야 소난골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넘기고 대우조선해양도 1조원을 받을 수 있다. 정 대표가 앙골라에 간 것은 이같은 채무상환 유예 협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인도 시점에 합의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자금 해결 기미가 보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인도가 어려울 것 같으면 날짜를 확정짓지 않거나 좀 더 여유롭게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으로선 이번 인도가 절박하다. 인도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자금 사정에 숨통이 트여 유동성 위기와 더불어 상장폐지 우려까지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주측에서 지속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