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국 이중국적자 체포…인질 외교 부활?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이란 정부가 영국 정보기관과 접촉한 혐의로 이중 국적자를 체포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압바스 자파리 도라타바디 이란 검찰 총장은 이날 간첩 혐의로 이중국적자를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이란에서는 이중 국적자들의 체포가 줄을 이었다. 지난 4월에는 이중국적자인 톰슨로이터 소속 나자닌 자가리-랫클리프가 정권 전복 혐의로 체포됐다. 이란국영통신사 IRNA에 따르면 랫클리프는 영국 언론사에 몸 담으면서 이란 시스템을 부정하는 선전에 참여하고, 간첩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두 명의 미국 이중국적자 사업가와 캐나다 이중국적 교수도 비슷한 혐의로 구금되는 등 올해에만 6명의 이중 국적자가 철창 신세를 지고 있다. 이란 당국은 이중 국적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들을 이란인으로서만 처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이 외교적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외국 국적자를 체포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을 띄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배리 로젠 이란핵반대연합(UANI) 수석 고문은 "외국인 인질도 이란의 외교정책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올초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맞이하면서 이란이 구금 중인 이중 국적자 4명을 석방한 것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연이은 이중 국적자의 체포는 하산 로하니 정부와 이슬람혁명자위대 간 힘겨루기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려는 로하니 정부가 이란의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이슬람혁명자위대에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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