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7ㆍ14 전대 투표 29.7%보다 9%포인트 낮아응집력 강한 친박계 안도, 조직력 떨어지는 비박계 비상3대 변수는 '후보 단일화' '친박 응집력' '낮은 투표율'현재 스코어 친박 2 VS 비박 1마지막 변수는 국민 여론조사, 여론조사 1표 = 선거인단 17표대의원 투표 놓고 신경전도[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보경 기자] 지난 7일 새누리당 8ㆍ9 전당대회 사전투표율이 20.7%로 최종 집계되면서 계파별 득실 계산이 물밑에서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단 낮은 투표율에 조직력이 우세한 친박계는 안도의 한숨을, 응집력이 다소 떨어지는 비박계는 불안한 한숨을 몰아쉬는 모양새다. 이번 투표율은 친박ㆍ비박 양 계파 수장격인 서청원ㆍ김무성 전 대표가 맞붙은 2년 전 7ㆍ14 전대 사전투표율 29.7%에 비해 9%포인트나 폭락한 것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원들의 투표기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3대 변수는 '후보 단일화' '친박 응집력' '낮은 투표율'= 이번 전대는 유력 주자가 없어 투표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막판 비박계 당대표 후보 단일화가 성사된데다, 계파 간 갈등이 첨예해지자 조직투표가 횡행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일부 선거 캠프에서 폭로한 이른바 '오더 투표' 문자메시지가 대표적 사례다. 이들 메시지에선 비박계 후보를 지지하거나, 친박계 일부 후보를 대표주자로 거론했다. 애초 이번 전대의 3대 변수는 '후보 단일화' '친박 응집력' '투표율'로 꼽혔다. 이 중 후보 단일화에선 비박계가 중도성향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을 최종 주자로 내세우면서 앞섰다. 반면 응집력과 낮은 투표율은 친박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박대 비박은 2대 1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로선 비박계 후보 단일화가 얼마나 파괴력을 가질지 알 수 없다. TK(대구ㆍ경북) 출신 주 의원에게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PK(부산ㆍ경남) 표심이 상당부분 흡수될 것으로 관망된다. 지난 총선 참패로 친박계에 대한 반감이 큰 수도권 표심도 더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영남과 수도권은 전체 선거인단의 8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하지만 TK지역은 양날의 칼이다. 주 의원의 근거지이자, 친박계의 구심점인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신공항 유치 무산과 사드 성주 배치 등 악재가 겹쳤지만, TK 민심이 언제든이 박 대통령을 향해 안으로 굽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PK지역은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마산합포)과 세력이 겹친다. 수도권 표심이 전통적으로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 연합뉴스
◆낮은 투표율 누구에게 유리할까=아울러 지금까지 투표율이 낮으면 고정표 혹은 조직표에 유리하다는 게 선거판의 낯익은 공식이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조직이 있는 경우 투표할 사람만 투표하니, (당연히) 친박계가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도 "(계파별 보스가) 당원들에게 투표 지침을 내린 (오더 투표) 경향이 드러났다"면서 "일반 국민보다 결집력이 강한 당원들이 지역이나 성향별로 지침에 따라 투표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2012년 친박계 황우여 대표가 선출된 전대에선 14.1%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친박계는 상상을 초월하는 응집력을 나타냈다. 반면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낮은 투표율은 관심이 낮아 흥행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일 뿐 (과도한) 해석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현재 4명의 후보 중 조직력은 이주영 의원이 가장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이 의원은 PK지역에서 역시 조직력을 앞세워 2년 전 당대표에 당선된 김 전 대표의 주 의원에 대한 지원사격과 맞닥뜨렸다. 계파별 응집력이 어느 쪽으로 쏠렸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호남출신의 이정현(전남 순천) 의원은 조직력에선 열세지만, 호남의 전폭적 지원과 TK지역 일부 친박 당원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남은 전체 선거인단 비중이 2.7%에 불과하다.수도권은 전반적 투표율은 낮았지만 투표자수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곳은 특정 계파에 표심에 휩쓸리기보다 표를 분산하는 성향이 강하다. 주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한 정병국·김용태 의원의 지역구가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친박계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도 이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가운데)이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투표율 2년 전 전대보다 9%포인트 곤두박질= 새누리당에 따르면 전날 사전투표에는 전대 당일 투표(9일)에 참여하는 대의원 9000여명을 뺀 전체 선거인단 33만7375명 가운데 6만9817명이 참여했다. 전국 252개 투표소에선 당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경선 투표가 함께 진행됐다.투표율만 놓고 본다면 경북(31.6%)·강원(21.6%)ㆍ충남(25.5%) 등이 높았다. 대구(20.7%)ㆍ전남(20.7%)ㆍ경남(20.6%)은 평균치를 나타냈다. 반면 수도권은 서울(18.2%)·인천(16.8%)·경기(17.5%)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제주(14.8%)는 가장 낮은 수치를 드러냈다. 다만 투표자 수에선 서울(9851명)·경기(9107명)가 상위 2~3위에 올랐다. 서울보다 투표율이 7.3%포인트나 높은 충남(2584명)은 투표자 수에선 서울의 3분의 1을 밑돌았다. 당대표 후보 4명의 지역구별로 투표율을 살펴보면 비박계 단일후보인 주 의원이 근거한 TK지역의 투표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의 경남도 평균치를 나타냈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의 전남도 전체 평균과 같았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 페이스북 캡처
◆응집력 강한 친박계 안도, 조직력 떨어지는 비박계 비상= 이런 가운데 마지막 변수는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가 될 전망이다.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조사의 표본은 3000여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대에선 책임당원으로 이뤄진 선거인단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지도부를 선출한다. 선거인단 사전투표자수는 6만9000여명으로 최종 투표자수는 9일 전대에서 9000여명의 대의원 중 몇 명이 투표하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통상 67~74% 대의원 투표율을 감안하면 최종 투표율도 2%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이 경우 선거인단 투표수는 7만5000여명, 여론조사 표본수는 3000여명으로 국민 여론조사 1표는 선거인단 17표가량과 맞먹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아울러 지금까지 투표에 참여한 당원 선거인단의 13% 안팎인 대의원들의 전대 당일 표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빙의 승부가 이어질 경우, 승부처가 될 수도 있다. 원내당협보다 많은 수의 원외당협은 공천전횡을 일삼은 친박에 부정적 시각이 많다. 이들 지역의 대의원들이 비박계 주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당락이 뒤바뀔 수도 있다. 한편 중도성향의 비박계 단일후보인 주 의원은 8일 오전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만나 대의원 투표 지지 의사를 타진했다. 비박 후보 단일화에 앞장서온 오 전 시장은 자신이 위원장을 맡은 서울 종로구 당협을 비롯해 상당수 원회당협의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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