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부모님, 나이 어린 조카, 언니 가족들과 함께 조카의 생일파티로 만날 일이 있었다. 자연스레 음식점 선정은 필자의 몫이 되었는데, 가족이지만 다양한 연령대를 모두 만족시킬 만한 레스토랑을 고르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린아이의 생일이다 보니 그의 입맛에 맞추는 것을 1순위로 정하고 나니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고르게 되었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부모님의 입맛에는 느끼하고 어색한 음식들이 많아 마음 한 켠이 영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집에서 아이도 좋아하고 부모님도 좋아할 만한 이탈리안 음식을 할 기회가 있다면 두부를 넣어 느끼함보다는 담백함을 살린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권하고 싶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연두부는 연하고 부드러운 두부이다. 연두부는 일반 두부를 만들 때와는 달리 콩물을 모두 빼지 않고 틀에 부어 굳혀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컹거리기도 하고, 촉촉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이러한 식감 때문에 가장 흔하게 연두부를 먹는 방법은 연두부에 소스만 뿌려 샐러드처럼 먹거나, 완성된 찌개 혹은 덮밥에 마지막 조리과정에 얹어 먹는 것이다. 연두부는 치아가 연약한 어린아이나 노인들도 부드럽게 먹기 좋은 식재료이며 단백질도 많고 소화도 쉬워 아침식사로 먹기에도 그만이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의 더위를 이기는데 꼭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는 단백질이다. 따라서 여름에는 식사 때마다 고기나 달걀, 콩 등의 단백질 급원식품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단백질을 조금씩 보충해 줄 필요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도 스파게티에 두부를 넣어 단백질을 먹는 것은 건강하게 여름을 이기는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남녀노소가 모인 식사를 책임져야 할 상황이 있다면 스파게티(혹은 리소토)를 두부를 넣은 크림소스로 만들어보자. 담백함과 고소함, 그리고 부드러움이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주재료(2인분)
연두부 200g, 우유 1컵, 마늘 2쪽, 양파 1/4개, 베이컨 2장, 브로콜리 1/4송이, 스파게티면 150g, 올리브오일 적당량, 생크림 1/4컵,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믹서에 연두부와 우유를 넣고 간다.
2. 마늘은 편으로 썰고 양파와 베이컨은 채 썰고 브로콜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스파게티면을 삶아 건져 올리브오일을 약간만 넣고 버무린다.
4. 프라이팬을 달구어 올리브오일을 적당량 두르고 양파와 마늘을 넣어 볶다가 베이컨을 넣어 볶고 연두부 우유물과 생크림을 넣고 끓인다.
5. 4에 브로콜리와 스파게티면을 넣어 섞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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