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머니는 없다' 구로다 발언, 엔화가치 껑충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총회에 참석중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간)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과의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앙은행이 대량의 자금을 시중에 직접 공급하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단행하지 않겠다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에 엔화가치가 상승했다.22일 오전 9시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전거래일 대비 1.04% 상승한 달러당 105.70~75엔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 전 영국 BBC 라디오에서 구로다 총재의 인터뷰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내보낸 영향이다. 이 인터뷰가 언제 행해진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구로다 총재는 헬리콥터 머니에 대해 "시행할 필요도, 가능성도 없다"며 일축했다. 그는 이어 "현재 BOJ는 양적ㆍ질적완화와 함께 마이너스 금리라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추가 금융완화의 한계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4월 그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오는 28~29일 진행되는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투자자들이 실망하기에 충분했다. 이 다큐멘터리가 나온 직후 런던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1% 이상 급등했다. 아직 BOJ의 헬리콥터 머니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기에는 이르다. WSJ는 구로다 총재가 지난 1월 일본 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 며칠 전 이를 부인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이번 발언 역시 속임수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통화완화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구로다 총재뿐만이 아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21일 추가완화가 아직 필요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용해 (경기부양) 조치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오는 23일 중국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정책 결정자들이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며 "금융시장의 불안과 높은 불확실성이 글로벌 경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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