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이문2동 주민들의 따듯한 사연 화제

한부모 가정 집 앞 남몰래 반찬, 과일, 옷가지 등 놓고 가...통장, 동희망복지위, 봉사회, 주민까지…온 동네가 한뜻으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한여름 더위와 장마가 반복되던 이달 어느 날. 동대문구 이문2동주민센터 복지 담당 직원은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선생님, 누가 자꾸 우리 집 앞에 뭘 놓고 가요. 반찬도 있고, 애들 입는 옷도 있고…. 이걸 그냥 받아도 되는 건지…”지난해 노모를 여의고 장애를 앓고 있는 큰딸, 초등학생인 작은딸을 홀로 키우고 있는 윤(42) 모 씨가 담당자의 걱정과는 달리 의외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다.

부녀에게 전달된 음식물

담당자가 상황을 파악해보니 윤 씨의 이야기를 접한 복지통장과 이웃 주민들이 윤 씨네 가족을 돕기 위해 반찬과 옷가지를 모아 틈틈이 전달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지난해 12월 세입기간 만료로 집을 구하기도 전에 쫓겨나 찜질방을 전전하다 구청 사례관리사 도움으로 이문2동에 정착한 윤 씨 가족의 사연은 복지통장, 이문2동 희망복지위원회, 적십자봉사회에 전해졌다. “동네에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고 해서 주변에 얘기했더니 그냥 좋은 마음으로 돕자고 해서…. 아빠나 아이들이 불편해 할까봐 집 앞에 몰래 뒀는데 그게 오히려 불편한 일이 됐을까요?”희망복지위와 적십자봉사회가 가전제품과 목욕, 미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동네 이웃 주민들도 너나할 것 없이 남몰래 선행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우렁각시’ 정체를 알게 된 윤 씨는 “이웃들이 여러모로 마음을 써줘서 감사하다”며 “도와주는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두 딸과 위해 더욱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동대문구는 구 조례를 통해 각 동 통장을 복지통장으로 임명하고 희망복지위원회, 1:1 결연을 통해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동대문형 복지공동체 보듬누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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