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개 저축銀, 7분기 연속 순익…유연한 경영·마케팅전략, 2010년 악몽 떨쳐내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저축은행들이 무한 변신하고 있다. 2010년 이른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사활을 건 차별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들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들은 23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었다. 7분기 연속 흑자다.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했던 2010년 2조777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2013년까지 4년간 적자가 이어지다가 2014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덧씌워진 '부실'이미지 개선을 위한 이미지 제고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권 최초로 비행기 금융업에 뛰어든 저축은행부터 자사 배구단이 리그 경기를 이길 때마다 우대금리를 주는 적금을 내놓은 저축은행까지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SBI저축銀, 항공금융으로 4년만의 이륙= 저축은행 업계 자산순위 1위 기업인 SBI저축은행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적자가 4년 연속 지속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지속되던 적자의 악순환을 끊어준 것은 '항공금융'이었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항공금융은 투자자가 항공사에 일정 기간 임대형태로 항공기를 제공하고 임대료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긴다. SBI저축은행은 국내에 항공금융이 막 소개되기 시작한 지난 2013년부터 항공금융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됐고 지난해 흑자 전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SBI저축은행은 항공금융에 현재 약 162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보잉사(4대), 에어버스(1대) 등 2개사 5대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물류회사인 DHL에 화물기 2대, 아랍에미레이트(UAE)항공에 여객기 2대, 싱가포르 항공에 여객기 1대를 임대해 연 8%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도 더 이상 신용대출에만 국한해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하고 사업다각화에 노력한 결과"라며 "항공금융은 담보가 확실하고 수익률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높지만 블루오션으로 생각하고 사업 확장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OK저축銀, 스포츠 마케팅 금융권 '강스파이크'= OK저축은행은 다양한 형태의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이미지 재고와 상품판매의 두 마리토끼를 잡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이미지 재고와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배구단과 배구단의 승률과 연동돼 금리가 움직이는 적금 상품이다. OK저축은행이 배구리그 시즌과 맞춰 출시한 'OK 스파이크 적금'은 기본 금리는 3.0%지만 OK저축은행 배구단의 시즌 성적에 따라 최대 2.58%의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시즌 중에 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때마다 0.03%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배구단이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경우에는 0.5%포인트, 챔피언전에서 우승할 경우 1.0%포인트를 우대금리로 적용받는 방식이다. 올해 3월 끝난 배구 리그에서는 러시앤캐시 배구단이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OK스파이크 적금에 가입한 고객들은 최고 연 4.69%의 금리를 받았다. 올해 OK저축은행 배구단은 23승 13패로 정규리그 2위에 올랐고 이어진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정규리그 1위였던 현대캐피탈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적금 가입 고객들도 우대금리를 적용받았다. 스포츠 마케팅과 함께 OK저축은행은 소외종목인 필드하키, 럭비에 대한 지원과 함께 농아인 야구대회, 장애인 마라톤대회 운영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과 연계된 스포츠 지원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할부금융과 핀테크를 결합시킨 웰컴저축銀= 웰컴저축은행은 할부금융과 핀테크를 접목한 새로운 할부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앱을 상품에 찍혀있는 QR코드(Quick Response Code)에 가져다 대기만하면 자동으로 할부금융이 가능한 대출상품이다. 할부금융은 금융사ㆍ제조사ㆍ소비자 3자간 계약으로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면 금융사가 제조사에 먼저 비용을 지급한 뒤 소비자가 일정기간 동안 금융사에 비용을 내는 방식이다. 신용카드로 구입할 때보다 대금 지불기간을 장기로 설정할 수 있어 일시불 구입 부담을 덜어주는 장점이 있다. 보통 할부금융은 캐피탈업체들이 운용 중인 자동차할부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웰컴저축은행은 자동차를 제외한 오토바이, 인테리어, 성형 등 다양한 생활분야에서 할부금융을 실시할 계획이다. 카페 등 창업을 준비하는 소매업자나 인테리어를 준비 중인 개인고객도 상담 후에 바로 휴대폰 앱으로 할부금융을 이용할 수 있다. 모발이식도 할부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을 해당 상품의 QR코드에 갖다대기만 하면 복잡한 서류절차 없이 할부금융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며 현재 출시를 위한 테스트 중"이라며 "일상생활에 더 밀착된 다양한 분야에서 신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T친애저축銀, 애견 닮음꼴 견주님 우대금리 받아가세요= JT친애저축은행은 독특한 애견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실시 중인 'JT왕왕(王王) 콘테스트'에 응모한 인원이 2만명이 넘었다. 투표자수는 8만명에 이른다. 'JT왕왕 콘테스트'는 자신의 애완견 모습이 담긴 사진 또는 영상을 올리고 온라인상으로 높은 투표를 받은 견주에게 최고 500만원 상당의 골드바를 증정하는 콘테스트다. 수상한 애완견은 J트러스트와 광고 모델로도 발탁된다. 이벤트 응모 및 투표 참여 고객들도 JT친애저축은행의 정기적금 및 정기예금 상품에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이에 참여 고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JT친애저축은행의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 JT친애저축은행은 일본계 대부업 계열 금융사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마케팅에 계속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JT친애저축은행의 모기업인 J트러스트는 넥센히어로즈 구단과 스폰서 계약을 맺으려다 실패했다. 기존 스폰서 넥센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일본계 대부업 계열 금융회사에 대한 팬들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배우 고소영과의 광고 모델 계약도 추진되다가 역시 팬들의 반발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돌연 취소됐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JT왕왕페스티벌은 당초 예상했던 응모인원이 5000명 정도였는데 한달 만에 이를 4배이상 뛰어넘는 참가자들이 몰렸다"며 "앞으로도 참신하고 고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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