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 엔 등 주요 통화가치 등락금융시장 긴장감 여전절반 가까운 국민 EU 탈퇴 민심 확인끝나도 끝이 아닌 국민투표…향후 글로벌 경제 변수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한 남성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23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에서 영국의 EU 잔류(브리메인)의 가능성이 근소하게나마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세계 금융 시장은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개표 시작 이후 탈퇴의 우세가 전해지자 파운드·엔화 등 주요 통화 가치가 크게 출렁이고 주요 증시도 하락하는 등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23일 10시(한국시간 24일 오전 6시) 투표 종료 이후 브렉시트 반대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발표된 직후 파운드 가치는 파운드 당 1.51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개표가 시작되고 선덜랜드 등에서 예상보다 브렉시트 찬성이 높게 나오면서 파운드 가치는 1시간 30분여만에 4.8% 급락하며 1.40달러까지 내려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운드 하락폭(4.8%는)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1992년 헤지펀드 공격 등으로 촉발된 '검은 수요일' 이후 최대치다.반대로 안전자산인 엔화는 2년래 최고치인 103.07엔을 돌파했다. 상승 출발했던 일본 증시는 엔 강세가 진행되면서 하락세로 반전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오전 10시31분 현재 닛케이225 지수는 0.19% 떨어진 1만6205.46에서 거래되고 있다. 상하이증시는 0.41% 하락한 2880.19로 개장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상승 출발한 후 하락반전했다가 오전 10시 48분 현재 전일 대비 0.26% 상승한 1991.00을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 9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160.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투표 이후 근소한 차이라도 영국의 EU 잔류로 결론이 나면 최근 수주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기여했던 브렉시트라는 변수가 사라지면서 주식, 외환시장은 단기적으로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통신의 사전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브리메인시 파운드 환율은 1.45~1.50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EU 탈퇴와 잔류 여부는 세계 경제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있는 메가톤급 사안이다. 우선 잔류가 확정되면 엔화 강세로 골머리를 앓던 일본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카이자키 야스히로 부사장은 "영국의 EU 잔류로 끝날 경우 엔 강세가 해소되면서 달러·엔 환율은 107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화 강세가 진정될 경우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일본 정부는 아베노믹스 실패론이 거론되며 추가 부양에대한 압박을 크게 받고 있는 상황이다. 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다시 불붙을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등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앞서 재닛 옐런 Fed 의장은 브렉시트에 따른 세계 경제 악영향을 우려하며 미국의 금리인상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을 떨쳐버리고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경우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속도가 붙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의 금리인상은 대선 이후까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이번 투표로 브렉시트 문제가 완전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는 의견은 많지 않다. 이번 투표로 절반 가까운 영국 국민들이 EU탈퇴를 원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는 영국 정치권은 물론 EU 통합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영국 정권교체, 재투표 실시, EU 내 분열 촉발 등 다양한 후속 시나리오들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2, 제3의 브렉시트가 발생하면서 향후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재투표 움직임이 나올 경우 스코틀랜드 독립 운동이 다시 추진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2014년 9월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투표 당시 파운드가 급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휩싸였던 시나리오가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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