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청중들의 질문은 날카로웠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19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BBC방송이 마련한 45분짜리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관련 특별 방송에 출연 '브렉시트는 재앙'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강조하던 캐머런 총리에게 '영국의 EU 잔류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 비겁한 현실유지'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한 방청객은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유화정책을 펴 '실패한 총리'로 회자되는 아서 네빌 체임벌린 전 영국 총리를 들며 캐머런 총리를 '21세기의 네빌 체임벌린'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캐머런은 체임벌린에 반기를 들고 히틀러에 맞섰던 윈스턴 처칠 전 총리를 언급하며 "히틀러에 대한 처칠의 싸움은 혼자가 아니었고 다른 국가들과 함께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캐머런 총리는 "방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면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EU를 나가기보다는 EU 안에서 개혁을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또 다른 방청객은 쏟아지는 이민자들 때문에 국가건강서비스(NHS·영국의 건강보험) 제도가 위기에 처했다면서 EU 잔류 주장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캐머런 총리는 "NHS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봐도 이들 역시 EU안에 남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NHS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민 문제가 영국에서 매우 큰 도전 과제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민자들을 거부하기 위해 경제적 위험을 감수하고 단일 시장에서 탈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민자 이슈가 현재 진행 중인 문제이며 EU 경제가 회복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한 "이민자들이 영국에 와서 일자리를 가져간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그만큼 영국이 EU 내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캐머런 총리는 조 콕스 의원 피살과 영국독립당(UKIP)이 최근 내놓은 브렉시트 찬성 포스터를 언급하면서 불관용과 편협함이 설 땅을 잃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젤 파라지 UKIP 대표가 만든 홍보물에는 난민들이 떼 지어 유럽으로 들어오는 사진이 담겨있는데 나치의 반유대 홍보 영상과 유사한 이미지여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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