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사진=김현민 기자]
[수원=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안 됩니다. 오늘 아들 와 있습니다. 잘해야 합니다.”NC 다이노스 베테랑 지명타자 이호준(40)은 경기에 앞서 이날 13연승을 예고했다. NC(39승1무19패)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26승2무35패)와의 홈경기에서 이호준의 결승 선제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11-1로 승리했다.5번 지명타자로 나선 이호준은 1회초부터 상대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이호준은 1회초 2사 주자 1, 3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투수 밴와트의 초구(직구 144㎞)를 그대로 좌익수 쪽 담장으로 넘기는 석 점 홈런(시즌 11호·비거리 125)으로 만들었다. 이호준은 이날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의 활약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에 앞서 12연승을 달리던 NC의 거침없는 ‘질주’ 탓에 조범현 kt 감독은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 와중에 경기 전 조 감독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이호준이 kt쪽 덕아웃을 찾았다. 이날 유난히 이호준의 목소리에는 힘과 여유가 넘쳤다. 조 감독은 넌지시 “왜 이렇게 (NC는) 잘하냐”면서 이호준에 괜한 볼멘소릴 했다. 이에 이호준은 “아~제가 봐도 우리 팀 무섭습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조 감독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오늘 가만 안 두겠다”면서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이호준도 지지 않았다. 그는 “안 됩니다. 오늘 아들 왔습니다. 잘해야 합니다. 특타 하러 나왔습니다”라며 결정적 한 마디를 던지며 NC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사실 이날 이호준의 첫째 아들인 이동훈(중학교 2학년) 군은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아들이 다니고 있는 수원북중학교 야구부에서 단체관람을 왔던 것이다. 이날 이호준은 아들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잠실 원정 2연전에서 NC는 역전승과 선발(투수)승 차례로 거두며 멋진 승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호준은 두 경기 동안 8타수 무안타로 잠시 주춤했다. 이날 선제 스리런 홈런은 아들을 위한 것이자, 부진을 만회하는 홈런이었다. 경기 후 이호준은 “경기 전에 아들이 야구장에 온다고 들었다. 아들이 와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첫 타석부터 잘 풀려 편안히 공격했다. 아들이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나보다 낫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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