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인식 불구 수능·논술보다 환경영향 적어학종 여건 안 되는 고교·교사에 지원·연수 필요
한 입시학원이 개최한 대학 입시설명회 행사에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특정 계층에 유리한 전형이라는 세간의 우려가 잇지만 실제 입시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지난 15일 한양대 서울캠퍼스 백남음악관에서 열린 '학생부종합전형 발전을 위한 고교-대학 연계 포럼'에서 대학 입학처장들은 학종 합격자 현황 등 입시결과를 토대로 특정 계층에게 유리한 전형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울대 학종, 생활기록부로만 평가= 권오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서울대 최초 합격자 학교 유형별 구성 비율을 제시하며, 정시와 수시를 통틀어 영재고·과학고의 합격자 비율은 2014년 14%에서 2015년 10.3%, 2016년 9.5%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외고·국제고 출신 합격자 역시 2014년 12.6%에서 올해 11.5%로 줄어든 반면 일반고는 2014년 47.2%에서 올해 49.7%로 소폭 늘었다.권 본부장은 "학종이 생기면서 합격자 비중이 높아진 학교는 일반고"라며 "많은 학교들이 자율형공립고등학교로 전환돼 일반고의 합격 풀은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합격자 비율이 증가한 것은 학종을 통해 일반고에서 많은 학생이 들어온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소개서만으로는 서울대학교에 합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서울대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유일한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서류이고,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등은 참고자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학종이 금수저에 유리한 전형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며 2015학년도 경희대 입학생의 전형유형별 국가장학금 수혜율을 제시했다.2015학년도 경희대 입학생 4651명의 전형별 가구소득 차이를 분석한 결과 , 정원 내 학종으로 들어온 입학생의 45%(676명)가 국가장학금을 받아 타 전형(논술우수자전형·수능전형)보다 수혜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또 2015학년도 경희대 입학생의 전형유형별 출신지역 현황에서도 학종으로 입학한 학생 중 수도권 지역 거주자는 47.5%로 논술전형(77.3%), 수능전형(61.8%), 실시전형(71.5%)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학종 출신의 평균 학점이 3.18로 논술(2.97)이나 수능(2.97), 기회균형(2.95) 전형보다 높게 나타났다.김 처장은 "두 자료를 토대로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생들은 출신 지역, 부모의 경제력에 유·불리가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오히려 수능 최저 기준을 적용하는 논술전형이나 정시는 수도권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입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50%, 대학별고사 20%, 정시 수능 30%의 비율로 신입생을 뽑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고 제언했다.◆ 수능·논술보다 사교육비 덜 들어= 학종이 사교육 확장 요소로 작용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반박이 이어졌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가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S대 신입생의 고등학생 시절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6000원이었는데, 학생부전형 신입생은 평균 22만원을 쓴 반면 다른 전형의 평균은 64만9000원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의 월평균 사교육 참여시간의 경우에도 학종은 평균 5.1시간이었던 반면 다른 전형 평균은 14.1시간에 달했다. 정명채 대교협 대학입학지원실장은 이를 근거로, "학종은 수능 등 타 전형을 준비하는 것에 비해 사교육 참여 비용이 절반 이하"며 "사교육 유발 인식과 사교육 활용 정도의 경우 수능과 논술이 교과내신, 자기소개서, 면접 등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요소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생활기록부를 열심히 기록하는 교사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교사가 존재하는 만큼 올바른 전형 운영을 위한 대안의 필요성은 역설했다. 평가자의 입장인 대학에서도 현행 학생부로는 학생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힘들어 틀을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강기수 동아대학교 입학관리처장은 "학생부 기록에 있어 지역·학교·교사별로 열성도가 달라 이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자율활동의 경우 전체 학교프로그램 참가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반 학생들이 공유하는 등 학종을 준비할 역량이 갖춰지지 않은 고등학교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강 처장은 "진로 진학상담 역량과 학생부의 특징, 기재내용, 방법 등에 대한 교원 연수를 강화해 교사들이 학생부를 잘 기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교사 양성과정에 학생부 기록이나 관리에 대한 교육과정을 도입해 학생부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