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 의원/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홍보물 제작업체 등에게 일감을 주고 억대의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로 국민의당 소속 김수민(30·비례대표·당시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선관위는 이를 사전논의·지시 한 혐의로 같은 당 소속 박선숙 의원과 왕주현 총무담당 사무부총장도 고발했다. 공천헌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준영 의원에 이어 악재(惡災)가 연발하면서 국민의당은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선관위는 9일 "총선에서 2개 업체의 대표로부터 총 2억382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고 이를 허위로 보전청구·회계보고한 국민의당 소속 박선숙·김수민 의원 등 5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8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선관위는 "박 의원은 선거 홍보와 관련한 TF의 관련업무를 총괄 처리하면서 김 의원 등과 사전보고·지시 등에 의해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고, 김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에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며 "또 이들은 사전 논의 및 지시로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기 위한 명분으로 허위의 세금계산서 등을 작성, 보전청구 및 회계보고에 사용한 혐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총선 이후 당직 인선 과정에서 불만을 가진 이들이 벌인 일로 보고됐고, 이들을 선처하기로 했었는데 안타깝다"며 "당직자로서 가져야 할 금도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련자인 박 의원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사실이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그러나 이번 의혹이 사실로 판명 될 경우 새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공산이 크다. 특히 검찰이 수사의 칼끝을 공천과정 전반으로 확대 할 경우, 파장은 크게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김현배(68) 전 신한국당 의원의 딸인 김 의원은 20대 국회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숙명여대를 졸업한 후 교내 디자인 동아리인 '브랜드호텔'을 벤처기업으로 키워냈다. 이후 브랜드호텔은 해태제과의 인기상품인 '허니버터칩'의 포장지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세간에 알려졌고, 총선 직전인 3월 국민의당에 영입 돼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다.그러나 지난 4·13 총선 당시 국민의당이 무명(無名)에 가까웠던 김 의원을 당선 안정권이었던 비례대표 7번에 배치한 것을 두고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국민의당은 김 의원이 운영하는 브랜드호텔에 당 PI(심볼·로고·상징색) 개정작업을 맡기는 등 일감을 몰아주기도 했다.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의원 관련 의혹은)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 받았다. 유감스러운 일이다"라며 "검찰의 조사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치경제부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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