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의 문' 잡아, 연600억 대박낸 '봉이 박선달'

캐시 슬라이드 박수근대표, 이용자 습관+욕망 결합… '사업 보였다'

박수근 NBT파트너스 대표

[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67. '캐시슬라이드' 앱 만든 박수근 NBT 파트너스 대표창업 3년반만에 연매출 600억 성장적립금-광고효과 '윈윈' 전략 주효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외부와 처음 대면하는 통로는 의미가 크다. 예전에는 현관문을 열면 종이신문이 떨어졌다. 좀 지나서는 컴퓨터를 켜면 인터넷 포털부터 접하게 됐다. 모바일 세상이 된 지금은 무엇이 사람들의 첫 '시선'을 사로잡을까. 바로 휴대폰 '잠금화면'이다. 이 비어있는 휴대폰 첫 화면에 주목해 창업 3년 반만에 연매출 60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가 있다.캐시슬라이드는 세계 최초로 잠금 화면을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잠금 화면에서 광고와 뉴스 등 콘텐츠를 노출하며, 왼쪽으로 잠금 해제 시 지정한 페이지로 이동한다. 사용자는 간단한 잠금 해제를 통해 적립금과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광고주는 캐시슬라이드의 정밀 타겟팅을 통해 효과적으로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첫 화면을 빌려주면 혜택을 주겠다는 개념이다.캐시슬라이드를 만든 박수근 NBT 대표는 "4년 전에 같은 회사에 다니던 대학 선후배 3명이서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것을 만들어 보자는 뜻을 모아 창업을 하게 됐다"면서 "모바일에 적합한 형태의 미디어가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을 하다가 휴대폰 첫 화면인 잠금화면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박 대표를 포함한 공동 창업자 4명 중 개발자 한 명을 제외한 3명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이자 서울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박 대표와 같은 경영학과 출신인 김병완 이사,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박광연 이사가 뜻을 모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석사 출신인 곽근봉 이사가 최고기술책임자를 맡았다. 이들은 억대연봉을 받는 회사원으로 안주하는 것 보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NBT는 'Next Big Thing'이라는 기업 이념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박 대표는 "첫 화면에 무엇을 제공하면 좋을지 '예쁜 화면', '편리한 화면' 여러 가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작지만 날카롭게 시작해 보자는 생각에서 광고를 보면 적립금을 주는 리워드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로 시작했다"고 말했다.이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다. 하루 평균 50~70번 정도 들여다 보는 휴대폰 잠금화면을 밀기만 해도 적립금이 쌓인다. 이 적립금을 모아 커피도 사먹고 영화도 볼 수 있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제대로 먹혀든 셈이다. 출시 2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이끌어 냈다. 현재는 국내 안드로이스 서비스 앱 기준으로 다운로드 순위 6~7위, 가입자수 1600만명, 일간사용자 250만명, 페이지뷰로 계산하면 하루에 1억건이 훌쩍 넘는다. 캐시슬라이드는 창업자들이 꿈꿔온 'Next Big Thing'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박 대표는 "이제는 이렇게 모인 관심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쓸 수 있을지, 광고 뿐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콘텐츠들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면서 "처음 목표로 했던 부분들, 잠금화면을 가치있게 활용하자는 부분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그는 "한국 시장을 넘어 더 큰 시장에서 풀어보고 싶어서 중국과 미국에서 현지화된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중국에서는 '쿠후아'(쿨 슬라이드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는데 5000만명이 가입을 했고 일간 1000만명이 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국내서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를 선정해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미래 창업자들을 위해 "사실 저도 겁도 많고 힘든 것도 많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달려 나갈 수 있는 것은 창업할 때 꿈과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기존 조직이나 시장의 한계 속에 잠재력 있는 개인들이 갇혀 있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회사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고, 그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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