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빠진 산업계]中·신흥국 판매부진에 가동률 하락…현대차의 또다른 고민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사진=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산업계 전반에 공급과잉 상태가 빚어지고 있지만 자동차는 공급과잉보다는 수요위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북미, 아시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동유럽과 남미 등 신흥시장 수요 위축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도 그동안 글로벌 증산에 적극 나섰지만 신흥국에서의 판매부진이 수익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1분기를 비교하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7개 생산공장에서 생산능력과 실적, 가동률이 모두 하락했다. 생산능력은 지난해 1분기 91만6500대에서 올 1분기 91만2700대로 큰 변동이 없는 반면에 생산실적은 93만2882대에서 91만6236대 1만6646대가 감소했다. 가동률은 102.3%에서 101.8%로 0.5%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과 미국, 인도, 터키, 체코, 러시아, 브라질 등 7개 생산공장 가운데 지난해 1분기에는 인도와 체코를 제외하고 5곳에서 가동률이 100%를 넘어섰지만 올 1분기에는 미국과 터키, 체코 등 3곳만 100%가 넘었고 한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4곳은 가동률이 평균 0.5%포인트 가량 하락하면서 가동률이 100%를 밑돌았다. 생산실적과 가동률이 하락한 것은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6.4% 줄어든 110만7377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차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 증가한 16만 577대를 팔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신흥시장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7.9% 줄어든 94만6800대를 판매했다.중국의 경우에는 지난 1분기에 22만900대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동기보다는 18%, 전분기보다는 32% 이상 줄어든 규모다. 재고 물량이 많은 구형 세단의 판매가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현대차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5.5% 줄었다.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고정비 비중이 상승한 게 다소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여 수출확대와 채산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신흥시장 경기 침체로 국내 공장 수출 물량이 감소하고 러시아ㆍ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지속 하락하면서 환율 효과가 희석됐다.현대차는 2분기 이후에는 신차 판매확대와 이에 기반한 공장가동률 상승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원화 대비 이종통화 환율의 기저도 낮아지는 만큼 수익성 향상 활동을 통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중국형 아반떼'(현지명 링동)의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시장 수요에 발맞춰 SUV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중국에 현대차 제4, 제5 공장이 완성되면 중국 전략형 신차를 적기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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