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국민에게 무릎을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 김용태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내정자가 사퇴와 동시에 친박(친박근혜)에 대한 전면투쟁을 선언하면서 비박(비박근혜)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이 사퇴의 변에서 지적한 '그들'은 친박을 겨냥한 말이다. 뒤이어 비박 인사들이 사태 규명을 위한 긴급 당선자 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서며 김 의원에게 동조하고 있어 새누리당 내 계파갈등의 중심에 김 의원이 섰다. 김 의원의 발언 강도는 과거 어떤 비박 의원보다 세다. 17일 비대위원회와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상임전국위원회가 무산된 뒤 그는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국민과 당원에게 은혜를 갚고 죄를 씻기 위해 싸우겠다"고 했다. 특히 "지난 총선은 말도 안 되는 공천 룰과 후보를 밀어붙인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친박을 심판한 것"이라고 강공을 펼쳤다. 그동안 김 의원은 '여당 내 야당'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당 쇄신을 요구하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4ㆍ13 총선을 앞두고 당내 지도부와 박근혜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들에 대한 '험지 출마'를 강조했다. 당시 그는 김무성 대표가 수도권 출마 또는 비례대표 최말번을 받는 등의 결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를 혁신위원장으로 내세웠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우리 당의 가장 젊은 피 중 한 명"이라며 "의원총회에서도 늘 당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던 개혁적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야당세가 강한 서울 양천을에서 18, 19, 20대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1968년 대전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엔 디지털방송 솔루션업체 알티캐스트의 이사로 근무했고 이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 연구원) 기획위원,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객원연구원, 중앙일보 기획위원 등을 지냈다. 그동안 유승민 의원으로 대표됐던 비박계 핵심에 김 의원이 가세함으로써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은 점입가경이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이 친박과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비박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전국위원회 회의 무산 직후 김성태ㆍ김학용ㆍ이명수ㆍ이종구ㆍ이진복ㆍ이혜훈ㆍ황영철ㆍ홍일표 등 3선 당선자는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열어 긴급 당선자 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김성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선자 총회에서는 암담한 상황에서 당의 진로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왜 대회가 무산됐는지, 문제의 발단이 무엇인지 소상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박이 대회 무산의 책임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동지들과 뜻을 모아 싸우겠다"고 선언한 김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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