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시가총액 1위 내준 애플…SW에 밀린 HW

시가총액 순위자리 이동, 그 속내 들여다보니

애플 주가 2년만에 장중 90달러선 하회…스마트폰 부진 지속 우려 시총 1위 이탈 올해만 두 번째…'애플 신화' 빛 바래며 재기 어려울 듯[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애플 주가가 2년만에 장중 90달러선을 하회했다. 이로 인해 구글에 시가총액 1위 자리도 뺏겼다.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12일(현지시간) 나스닥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장중 3% 이상 밀리며 주당 89.47달러까지 하락했다. 애플 주가가 90달러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14년 6월 26일 이후 약 2년만에 처음이다. 이날 애플은 2.37% 하락한 주당 90.32달러에 마감하며 다우지수 종목 중에서도 가장 큰 주가 하락폭을 기록했다. 2년만에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5000억달러를 하회하며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시가총액 1위를 넘겨주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주식수를 기준으로 추산한 이날 애플의 시가총액은 4920억달러를 기록, 4930억달러를 기록한 알파벳에 밀렸다. 애플이 구글에게 시가총액 1위를 넘겨준 것은 지난 2월 2일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당시는 애플의 주가가 오르면서 하루만에 1위를 탈환했지만 이번에는 애플의 1위 탈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애플 최후의 희망'으로 꼽았던 아이폰7도 기존 모델인 아이폰 6S에 비해 달라진 것이 없다는 주장하며 애플의 주가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애플 주가 추이

니케이아시안리뷰는 아이폰용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의 올해 하반기 칩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0~80%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아서 랴오 푸본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전망이 긍정적일지, 애플의 새 아이폰이 인기를 얻을지가 모두 불확실하다"고 말했다.애플은 지난 2012년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뛰어올랐으며, 이후 엑손모빌과의 차이를 벌려가며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2월에는 세계 증시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700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영원히 성장할 것만 같았던 중국 시장의 부진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되기 시작하면서 애플의 신화도 빛이 바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니케이가 전한 아이폰 감산 소식은 그 첫 신호탄이었다. 신문은 애플 부품공급사들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6S와 아이폰 6S플러스의 1분기 생산량을 당초 대비 30%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애플은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에 13년만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 장 종료 후 주가는 7% 밀리며 이날에만 40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투자자들은 발빠르게 애플 주식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애플 주식 매수를 추천했던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컨은 지난달 방송에 출연, "애플 주식을 전량 팔아치웠다"고 밝혔다. 아이폰 부품을 공급하던 아시아 업체들도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대만의 주요 아이폰 부품업체 19곳 중 15곳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달 더욱 심화돼 니케이 리뷰 리스트에 포함된 모든 대만 부품업체들이 매출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몰락과 알파벳의 약진은 최근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무게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ㆍ모바일로 옮겨가는 경향과 무관치 않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이 1분기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은 이유는 모바일 컴퓨팅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이같은 이유로 향후 페이스북과 아마존의 약진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2% 급증하는 등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16% 뛰었고,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이날 신고가를 기록했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3400억달러로, 4위인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3520억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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