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지 13년, 44세에 현역 복서 컴백
복귀전서 30세 나카노에 TKO승
최용수 [사진=한국권투연맹 제공]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다시 운동한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다. 고향에서 경기를 해 부담도 됐다.”세계권투협회(WBA) 슈퍼페더급 전 챔피언 최용수(44)가 은퇴 13년 만에 링에 돌아왔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이기고 복귀 신고를 했다. 최용수는 지난 16일 충남 당진에서 열린 10라운드 경기에서 일본의 카즈야 나카노(30)에게 8회 TKO로 이겼다. 두 차례 다운을 빼앗았다.오랜만에 링에 오르니 공기부터 달랐다. 하지만 경기를 할수록 감각이 살아났다. 그는 “운동량이 부족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상대 맷집이 약해 많이 안 맞았는데도 못 버틴 것 같다”고 했다.그를 지도한 김춘식 관장(67)은 스파링 위주로 훈련을 하되 나이를 감안해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데 힘썼다. 김 관장은 “나이가 마흔을 훌쩍 넘으니 파워도 전보다 떨어지고 회복이 늦었다. 그러나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안 했다”고 했다.최용수는 1995년 10월21일 빅토르 우고 파스(47·아르헨티나)를 누르고 슈퍼페더급 챔피언이 돼 7차 방어까지 했다. 하지만 1998년 9월25일 8차 방어전에서 하다케야마 다카노리(41·일본)에게 판정패했다. 2003년 1월13일 세계복싱평의회(WBC) 타이틀전에서 시리몽콜 싱마나삭(37·태국)에 판정패한 뒤 은퇴했다.최용수는 2006~2009년 입식타격기(K-1) 선수로 활약했고 프로모터로도 일했다. 그러나 사각의 링에 다시 서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그를 불렀다. 침체한 한국 복싱의 발전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결심도 있었다.김 관장은 “체육관에 불현듯 찾아와 ‘복귀하겠다’고 하기에 처음에는 말렸다. 그래도 계속 찾아왔다. ‘안 맞으면 될 것 아니냐’고 하더라. 각오가 대단했다. 여러 곳에 물어보니 그의 복귀에 대해 찬반이 엇갈렸다. 나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김 관장은 최용수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전지훈련도 해야 하고 체력을 보강하려면 잘 먹이고 관리해야 한다. 팬들은 물론 기업, 주요 방송매체 등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 권투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라고 호소했다.최용수는 2년 안에 타이틀매치나 기억에 남을 만한 은퇴경기를 하고 싶다. 김 관장은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없다. 훈련과 경기 스케줄도 다시 짜야 한다. 복귀전 내용은 성공적이다.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해 최용수를 이끌겠다”고 했다.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문화스포츠레저부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