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물·비옷 등 문화제 끝난 후 직접 치워…자정까지 이어지는 헌화
▲세월호2주기 광화문 추모제에 참여한 시민들
[아시아경제 기하영 수습기자]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16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추모문화제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경찰과의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갑작스런 폭우도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시민들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416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 기억·약속·행동 문화제'를 열었다. 빗속에서 치러진 이날 문화제는 주최 측 추산 1만2000명, 경찰 추산 4500명이 참여해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 등을 촉구했다.희생자들을 위한 묵상을 시작으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이태호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당선인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유 집행위원장은 "오늘 내리는 강한 비가 앞으로 닥쳐올 시련을 예견하는 것 같다"며 "특조위와 가족들이 세월호 의혹을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20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구갑에서 당선된 박 당선인도 "세월호 참사는 사람의 생명이나 안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 '기레기'로 불린 언론, 권력 눈치를 본 수사기관 등이 압축적으로 나타난 참사"라고 주장하며 "세월호 참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행사 시작 전에는 방송인 김제동이 깜짝 등장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면 그들 몫까지 함께 살아줘 고맙다"며 "국회의원들이 배지를 지키는 열정만큼 희생자를 지키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당선인과 이재명 성남시장도 추모제에 함께 했다.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
이날 문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추모객들이 모였다. 전라북도 부안에 부인과 함께 올라왔다던 김성룡(59)씨는 "세월호 2주기인데 집에만 있을 수 없어 올라왔다"며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참가해 감사하다. 이러한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세월호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모제에 참여한 경기도 안산에서 온 이다희(18)씨도 "작년과 달리 큰 충돌 없이 평화롭게 추모제가 끝난 것 같다"며 "세월호 참사를 많은 시민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후 9시가 조금 넘어 문화제가 끝난 뒤에도 시민들은 비옷과 유인물을 직접 치우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자정까지 운영되는 분향소에는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헌화를 하기 위해 긴 줄을 섰다. 문화제 본식에 앞서 오후 2시부터 같은 자리에서 권나무·배영경 등이 노래하고, 문학평론가 이도흠·시인 임성용 등이 글을 낭송하는 '세월호 버스킹'이 열렸다. 이어 '416프로젝트-망각과 기억'이라는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기하영 수습기자 hyki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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