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논설위원
중국판 F-15로 통하는 J-11
◆대만 맹폭할 J-11B와 1500발의 단거리 탄도탄 =랜드연구소가 이 같은 방안을 제안한 것은 중국군의 군사력 증강을 볼 때 기존 전투기 도태가 현명하다고 본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최첨단 전투기와 지대지미사일, 육상공격순항미사일을 급속도로 조달하고 있고 폭격기도 개량해 배치하고 있다. 중국의 제2포병부대는 약 1500발의 재래식 탄두 탑재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만공군이 작전하지 못하도록 50발이 타격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이에 따라 전쟁이 발생하면 개전 초 몇 시간 안에 대만의 공군기지들은 전투기와 미사일의 맹폭으로 대파되고 일부 전투기가 생존한다고 하더라도 활주로가 분화구처럼 숭숭 뚤려 이륙이 어려울 것으로 랜드연구소는 전망했다.보고서는 특히 대만을 위협을 무기로는 PL- 15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고 탐지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능동전자주사위항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한 중국 공군의 J-16 업그레이드형인 J-11B 전투기를 꼽는다. 러시아의 수호이 27를 라이선스 생산한 이 전투기를 길이 22m, 최고속도 마하 2.35에 항속거리는 최대 3530km에 이른다. 서방의 F-15에 필적하는 전투기다.S-400 제원(리아노보스티)
이밖에 러시아제 수호이 35 전투기와 사거리 400km로 대만 전역을 사정권에 넣은 S-400지대공미사일 시스템, 중국이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J-20과 J-31 등도 대만을 위협하는 첨단 무기들이다. 보고서는 단호하고 유능한 조종사가 조종하는 F-22와 F-35만이 J-16 등 중국의 4세대 이상 전투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렇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대만은 F-16C/D 블록 50/52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는 반면 F-35B 단거리 수직이착륙기 구매는 꺼리고 있다. 미국은 F-16 C/D 판매를 거부하고 대만이 사용 중인 F-16A/B 블록 20 전투기의 개량만 허용했다.대만판 패트리엇 미사일 TK-2
◆중국 전투기 위협하는 대만판 패트리엇-3 TK-2/3=랜드가 F-16 개량 숫자를 줄여 절감된 예산을 방공망 구축에 투입하는 대안을 권고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대만은 11개 조기 경보 레이더 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패트리엇-3 포대를 수도 타이페이 등 3개 도시 주변에 7개 포대를 배치해 놓고 있다. 또한 대만판 패트리엇 미사일 천궁(TK)-2/3 SAM 포대를 중국 푸젠성에서 16km 떨어진 퉁인섬의 화강암 속 기지를 비롯해 가오슝 등 6곳의 지하기지에 배치해 놓고 있다.중산과학원이 개발한 TK-2 미사일과 TK-3 미사일은 사거리가 각각 200km와 300km로 중국 본토의 중국군 전투기와 대만 해협 상공을 나는 중국 전투기에 직접 위협이 된다. 1개 포대는 발사관 4기를 갖춘 견인 트럭 탑재 발사대 10개로 구성된다. TK-2는 길이 5.673m, 지름 42cm, 무게 1135kg, 탄두중량 90km다. 최고속도는 마하 4.5다. 게다가 능동 추적기를 탑재하고 있어 레이더가 유도를 하지 않아도 표적을 찾아 날아간다. 탄도탄 요격능력도 일부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패트리엇-2보다는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정된 국방예산과 중국이 압도적인 재래식 전력 때문에 대만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비대칭 전력이요, 자체 반접근 지역거부(A2AD) 능력인 것이다. 중국과 함정 대 함정, 전투기 대 전투기로 맞붙는 대신 대만은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작전하는 능력을 위태롭게 할 무기 체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그렇지만 고정식 미사일 기지에다 기동력이 떨어지는 미사일 발사대는 유사 시 중국 미사일과 전투기 공격의 첫 번째 제물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게 흠이다. 그래서 랜드연구소는 지대공 미사일 포대 숫자를 늘리고 미국 육군이 현재 개발 중인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본떠 방공 미사일 소대 숫자를 늘릴 것을 권고한 것이다. 랜드 연구소의 이 같은 권고가 대만에 먹힐지는 미지수다. 랜드연구소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감안할 때 IDF와 미라지 등의 도태가 현명한 것으로 보지만 대만은 전투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이 F-16은 물론 IDF의 개량을 추진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박희준 논설위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