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외국 건설사들은 1996년 민간건설시장이 개방된 이후 국내 건설사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주요 국책사업에 참여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경험이 부족한 공항, 고속철도, 항만 등의 공사를 도맡았다. 그러나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급성장, 최근에는 가격 등의 경쟁력에 밀려 대부분 국내에서 철수했다.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1996년 국내 건설시장을 개방한 이후 건설업 면허 접수 결과 미국 벡텔 인터내셔널과 플루어 다니엘, 일본 후지타, 싱가포르 보비스아이아 퍼시픽, 중국건축공정총공사 등 5개 업체가 신청했다. 보비스아이아는 주요 사업 수주에 실패한 이후 1년 만에 면허를 반납했다. 국내 민간건설시장 개방 이후 처음 사업을 따낸 회사는 일본건설업체 후지타였다. 후지타는 1997년 삼성문화재단이 발주한 100억원 규모의 고미술관 공사(현 리움)를 삼성건설(현 삼성물산)과 함께 수주했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이 미술관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소장품 수집과 전시활동을 하고 있다. 공공건설시장 개방 후에는 미국 건설업체 플루어 다니엘이 처음으로 인천신공항공사 건설사업관리(CM) 업무를 수주했다. 플루어 다니엘은 한진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따냈다. 이 회사는 미국 JFK, 일본 간사이, 사우디아라비아 젯다 여객터미널 공사 등을 수행한 바 있다.전국의 1일 생활권 시대를 연 경부고속철도(KTX) 공사는 외국업체들이 모든 것을 담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반설계 검증은 프랑스 시스트라, 공사감리는 독일의 DEC가 맡았다. 미국 벡텔사는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맡아 설계부터 시공, 감리 등 공사 전반을 책임지고 감독했다. 벡텔은 국내 원전건설과 인천공항 철도사업에도 참여했다.외국건설사들은 굵직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수주하며 매출이 크게 늘었다. 후지타는 1997년 시공능력평가액 230위에서 1년 만에 198계단 뛰어올라 3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대한건설협회에 등록돼 있는 회사는 후지타와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 뿐이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후지타 1151억원,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 283억원이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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