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정기자
1991년 4월 현대정공 울산 공장을 방문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오른쪽)이 아들인 정몽구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기아차가 이달 중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의 금자탑을 달성한다. 기아차가 1962년 삼륜 화물차를 처음 생산한 지 54년 만의 쾌거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 이어, 현대기아차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대를 잇는 뚝심 경영이 이뤄낸 거대한 업적이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3월 말까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누적판매는 9975만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6401만대, 기아차가 3574만대를 각각 판매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가 70만대를 판매한 것을 감안할 때 오는 10일을 전후로 역사적인 1억대 금자탑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누적판매 1억대 돌파는 기아자동차가 1962년 소하리공장에서 생산된 삼륜 화물차 'K-360'을 67대 판매한 후 54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현대차는 1968년부터 내수판매를 시작했으며 수출은 기아차가 1975년, 현대차는 1976년 각각 개시했다. 현대기아차는 1993년에 누적판매 대수 1000만대를 달성한 데 이어 1999년 2000만대, 2003년 3000만대, 2006년 4000만대, 2008년 5000만대, 2010년 6000만대, 2012년 7000만대, 2013년 8000만대 2015년 90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1월 9000만대를 기록한 이후 1년3개월 만에 1000만대를 추가하며 1억대 고지에 올라섰다. ◆정주영 회장의 승부수 통했다=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위대한 업적은 대를 이은 뚝심 경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주영 회장은 1967년 12월 현대자동차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업에 나섰다. 자동차 산업이 앞으로 미래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생각한 정주영 회장은 당시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던 포드와 손잡았다. 포드는 3년은 걸려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주영 회장은 만 1년 만에 코티나를 생산해냈다. 하지만 큰 홍수로 공장이 침수되면서 실패를 맛봐야 했다.정주영 회장은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냈다. 그는 조립이 아닌 선진 제조기술 확보와 수출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포드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고 수출을 하려 했지만 포드는 수출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정주영 회장은 "우리는 선진 업체의 생산 하청기지가 아니다"며 포드와 결별한다. 정주영 회장은 100% 우리 노력으로 국산 자동차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우리 기술과 고유 브랜드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만이 앞으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우리나라의 기계공업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정주영 회장은 미쓰비시와 기술 협력을 통해 미쓰비시의 엔진을 이용하고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에게 맡겼다. 그리고 1974년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 개발에 성공했다. 포니는 생산되기 전부터 62개국 228개 상사에서 수입을 희망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포니의 성공으로 한국은 아시아에서 2번째, 세계에서 16번째 고유 모델 자동차 생산국 대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