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 2언어가 뭐길래…'랭귀지맘' 열풍

미국에 위치한 한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블룸버그 제공)

[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뉴욕, 유타, 델라웨어 등 미국의 많은 주에서 적어도 교육 과정의 절반 이상의 수업을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가르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잭 마르켈 델라웨어 주지사는 매년 1900만 달러를 들여, 오는 2020년까지 1만명의 학생이 스페인어와 중국어 등을 제 2 언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듀얼-랭귀지 스쿨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타주는 138개의 다중 언어 수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4년까지 3만명의 학생을 등록토록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한 바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당초 미국에 이민 온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수업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등과의 교역 증가에 따라 취업을 위해 다중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미국 내 스페인어 사용 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점도 영어가 아닌 언어로 수업을 하는 학교에 대한 수요 증가에 기여했다.아이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한 백인 가정의 어머니는 "만약 당신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그만큼 많은 기회가 당신에게 열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티 애봇 미국 외국어 교육 의회 감독자는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다중언어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이들을 "랭귀지 맘(language moms)"이라고 칭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다중 언어 교육의 확대가 반드시 환대를 받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휴스턴의 한 공립학교는 지난해 8월 아랍어를 제 2 언어로 쓰는 프로그램을 개설 한 후 소동에 휘말렸다. 지역 내 에너지산업에 종사하는 중동 노동자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이었지만 30여명의 시위대가 학교 앞에서 미국 국기와 반(反) 이슬람 슬로건을 내걸고, 이 프로그램을 반대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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