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간 200여개국 페이퍼 컴퍼니 자료 포함…전현직 국가수장들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국제적 조세피난처인 파나마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 문건,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The Panama Papers)'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1150만건, 2.6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자료에는 지난 40여년간 전 세계 200여개에서 21만4000여개의 페이퍼 컴퍼니들이 진행한 다양한 조세회피 내용들이 들어있다. 12명의 전현직 국가 수장들을 포함해 50여개국 140여명의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의 이름도 언급돼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내용은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 차이퉁(Suddeutsche Zeitung)이 익명의 취재원들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78개국 107개 언론사들과 함께 수개월에 걸쳐 분석한 '파나마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파나마 페이퍼에는 특히 세계 주요 인사들의 돈을 빼돌리는 데 파나마 최대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가 깊숙하게 관여한 사실이 들어있다. 전 세계 40여개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모색 폰세카는 각지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정치인들이 비리자금을 빼돌리거나 기업들의 돈세탁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파나마 페이퍼에 거론된 국가수장으로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빈 압둘라흐만 알 사드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시그문두르 군라우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등이다. 이밖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매형 덩자구이(鄧家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아버지 이언 캐머런 등 지도자들의 측근들도 대거 포함됐다. 또한 미셸 플라티니 전 유럽축구연맹 회장과 제롬 발케 전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 FC바르셀로나 선수인 리오넬 메시 등 축구인사들의 이름도 들어있다. 글로벌 은행들이 조세회피에 깊숙하게 연관된 사실도 확인됐다. HSBC, UBS, 소시에테제네랄 등 500개의 대형은행들이 개인 고객과 기업들의 조세회피를 돕기 위해 1만5000개에 달하는 페이퍼컴퍼니들을 모색 폰세카를 통해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모색 폰세카측은 관련된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카를로스 소사 대변인은 BBC방송에 "지난 40여년간 어떤 범죄 행위도 저지른 적이 없다"면서 "우리의 모든 업무는 국제법과 현지 법률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파나마 프로젝트를 주도한 제라드 라일 ICIJ 국장은 "1970년대부터 축적된 다양한 금융거래 내역과 기업정보가 포함됐다"면서 "과거에 없었던 역대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 자료가 공개되는 만큼 국제적 파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젝트에 참여한 뉴스타파는 한국 주소가 들어있는 195명이 올라가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언급됐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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