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연대 성공·수도권 역풍 세기가 劉 정치입지 좌우
유승민 의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했지만 향후 정치적 입지는 오히려 탄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천 논란이 한달 이상 이어지면서 '강제 탈당'이라는 인식이 유권자에게 각인됐고 유 의원과 친분이 있는 의원들이 대부분 컷오프돼 총선 과정에서 든든한 우군도 확보했기 때문이다.유 의원의 가장 큰 수확은 한 달 간 진행된 공천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부분이다. 지난해 7월 국회법 파동으로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도 유 의원은 권력에 저항하는 모습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 차기대권주자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3일 TV뉴스 프로그램에서 "정치적으로 볼 때 핍박받는 이미지를 심었고, 대통령에 대한 부채 의식도 많지 않아 행보가 자유롭다"고 말했다.20대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된 이종훈, 김희국, 권은희, 조해진, 류성걸 의원 등이 유 의원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그에게는 긍정적이다. 이들은 대부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희망하고 있어 연대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유 의원은 23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들과 함께 가겠다"고 말해 연대에 무게를 실었다.2008년 이른바 친박(친박근혜)계가 공천학살을 당하면서 친박연대를 결성하고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만큼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아 당에 돌아갈 경우 그의 위상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수도권 지역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까지는 대구에서 유명했다면 이번 공천 과정에서는 전국구 스타가 됐다"고 말했다.한 정치평론가는 "여당은 총선이후 친박계 중심으로 쏠릴텐데, 유 의원이 균형추를 중간으로 맞추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첫번째 관건은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유승민 바람이 어느 정도 세기로 부느냐다. 유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을이 무공천될 경우 당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다만 한 현역 의원은 "유 의원 빼고 다른 무소속 의원들의 당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단언할 정도로 여당의 지지세가 확고부동해 동료 의원의 당선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유승민발 여당 역풍이 얼마나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수도권에 출마한 여당 후보들은 유 의원 탈당이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박빙이거나 야당 우세지역에 출마한 예비후보들은 '당이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아예 훼방을 놓았다"며 당을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수도권의 선거 결과가 여당에 불리하게 나온다면 유 의원의 복당은 탄력을 받을 것이고 당내 입지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형준 교수는 "국민 입장에서 집권당의 현재 모습에 실망감이 없지 않다"면서 "잘 추스려야 한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이나 유 의원 모두에게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은 틀림없다"고 말했다.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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