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채권투자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량의 자금유출이 일어날 경우 외환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20일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외국인투자자의 채권투자자금 축소 배경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 중 외국인투자자의 국내 채권 투자 순유출 규모는 5조4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 연구위원은 "지난 2월 1일부터 이달 8일까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가 2조5000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에 만기상환분을 더한 순유출 규모는 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하지만 임 연구위원은 "해외 중앙은행의 장기투자,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대비 금리 매력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패턴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 채권자금의 대량 유출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2010년 이후 우리나라 외국인 채권투자자 구성이 글로벌 채권펀드에서 해외중앙은행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2010∼2014년 9월 외국인 채권투자자 중 글로벌펀드 비중은 50%에서 32%로 감소한 반면 해외 중앙은행은 20%에서 46%로 증가했다.해외 중앙은행은 시장 여건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장기 보유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국가신용등급이 'AA-' 이상인 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채권 금리가 높은 국가는 중국과 칠레 정도 있지만 두 시장 모두 외국인투자자의 접근성이나 유동성이 부족한만큼 우리나라가 아직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임 연구위원은 설명했다.아울러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아직 남아있어 외국인 투자자의 투매 가능성을 낮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임 연구위원은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향방은 만기물량이 집중된 오는 6월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8일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채권 중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이 6조원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외국인의 채권투자가 안정세를 보일 경우 재투자 시기를 분산하려고 6월 만기물량을 4∼5월에 대량 매도했다가 6∼7월 순매수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크지만, 6∼7월에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회복되지 않으면 외국인의 채권자금이 대량으로 유출될 징조로 해석할 수 있다고 임 연구위원은 분석했다.임 연구위원은 "가능성은 낮지만 대량의 자금유출이 일어날 경우 국채금리에 대해서는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외환시장 수급에는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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