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서 한국도서 최다 출간한 '필립 피키에' 기획자 임영희씨
"작품 소개 기준은 보편성"
임영희씨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무조건 많이 번역해 내놓는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독자들이 만족할만한 책이어야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인식이 좋아집니다."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한국 책을 출간한 출판사 필립 피키에(Philippe Picquer)의 임영희(56) 한국도서 기획 담당자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도서전에서 "우연히 한국 작가 책을 읽었다가 실망하면 다음에 다시 한국 책을 선택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필립 피키에는 프랑스에서 아시아 서적 전문 출판사로 유명하다. 30여년 전 출판사 대표의 이름을 따 출발한 이 출판사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티베트, 베트남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 책을 펴낸다. 이 출판사는 30년 동안 한국책 80여종을 선보이며 프랑스에 한국 문학을 소개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황석영 작가의 '바리데기', 김영하 작가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공지영 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이 모두 이 출판사를 통해 프랑스 독자들과 만났다.2004년 김진경 작가의 '고양이학교'를 번역한 것을 계기로 이 출판사와 인연을 맺은 임 씨는 '고양이학교'를 해외에 한국 출판을 알릴 수 있는 모범 사례로 꼽았다. 프랑스에서 이 책이 큰 인기를 끌면서 당시 프랑스 출판사들이 앞다퉈 한국 아동서적에 관심을 나타냈다는 이유에서다. 이 책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자 출판사는 임씨에게 한국작품을 선별해 출판사에 추천해주는 '컬렉션 총괄' 역할을 제안했다.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자신이 소개한 작품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프리랜서 기획자인 셈이다. 임씨가 2007년부터 한국 출판을 담당하면서 이 출판사에서 내놓는 한국 도서 종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가 합류하기 전 이 회사에서 내놓은 한국 도서는 10여권 수준이었으나 9년 새 70여권이 목록에 추가됐다. 번역가이기도 한 그는 보편성에 더해 작가 특유의 문체를 고스란히 살린 번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선 자신처럼 한국 작품을 현지 출판사에 소개하는 중간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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