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영의 투어다이어리] 26. '즐거웠던 개막전'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이 악천후로 중단돼 그늘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나와 (김)자영이, (김)지현(왼쪽부터)이.

새해 첫 대회를 마치고 무사히 귀국했습니다.중국 둥관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 최종일 2언더파를 쳐 공동 19위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악천후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첫 등판에서 상금 1097만원을 벌었습니다. 우승 시드가 없는 선수들은 초반에 착실하게 상금랭킹을 끌어 올리면 시드 유지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가 있는데요. 저 역시 첫 출발치고는 나쁘지 않습니다.개막전은 사실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지 못해 코스 적응 훈련부터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처음 가본 코스에서 18홀을 친 게 전부입니다. 개막 하루 전에는 폭우가 쏟아져 코스에 들어가지도 못했는데요. 예상대로 1라운드부터 비와 낙뢰로 3시간이나 경기가 중단돼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대회 기간 내내 라운드가 순연되면서 일정이 꼬이고,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결국 오전 7시30분에 티 오프를 하게 됐는데요. 새벽 4시50분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스트레칭과 샷, 퍼팅 등을 연습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경기 중단 시 대기할 수 있는 선수 라운지가 있었다는 것인데요. 밥을 먹고, 동료들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질 때는 아예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습니다. 체력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지요."제주도 날씨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올해 첫 출전인 만큼 기분 좋은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날씨 등 주변 환경이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즐겁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고요, 전지훈련을 통해 연마한 기술을 실전에서 적용하는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올해는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벌써부터 다음주 베트남에서 열리는 더달랏레이디스를 기다리는 이유입니다.KLPGA투어 프로<ⓒ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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