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는 '구제역 비상', 장관은 '취임3년 식수'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취임 3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감나무를 심어 구설수에 올랐다. 장관이 본인의 취임 몇 해를 기념해 식수를 하는 것은 최근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더욱이 농식품부는 구제역 재발과 일부 농산물 가격폭등 등 현안이 많은 부처다.이 장관은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뜰에서 직원들과 함께 감나무를 심었다. 이번 식수는 이 장관의 취임 3주년을 기념해 3년생 나무를 심었으며, 현 정부의 4년차 농정 성과물을 낼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나무는 대체로 3년생부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농식품부 관계자는 "감나무를 식재한 것은 부처의 농업·농촌 특성을 반영하고 농촌과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직원들과 농식품부 방문객들이 풍성하게 열린 감을 보며, 농촌과 고향을 항상 떠올릴 수 있기를 소망하는 한편 다수확 수종인 감나무의 열매처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주렁주렁 열리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이를 두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경제상황이 어렵고 농업·농촌 현안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무슨 할랑한 소리냐'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논산 등 인근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비상근무를 서고 있는 마당에 주무부처 장관이 저러고 다니면 결국 박근혜 대통령을 욕먹이는 꼴"이라며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식수행사인지 궁금하다"고 했다.이 장관은 지난해 4월7일에는 광복70주년과 70회 식목일을 맞아 모과나무를 심었다. 당시 농식품부는 모과나무의 꽃이 정열을 의미하는데 우리 농업 농촌도 항상 풍요롭고 활력 넘칠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미라고 밝혔다.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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