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라, 호주 IFAHR 2위…내년 대회 초청권 예약
유미라 기수[사진=마사회 제공]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여성 기수(騎手) 유미라(32)가 지난달 26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콜필드 경마장에서 열린 'HH 셰이카 빈트 무바라크 레이디스 세계 선수권(IFAHR)'에서 2위를 했다.유미라 기수는 1600m 경주에서 9번 경주마 '콜리나 파크 윈스턴'을 타고 달렸다. 출발부터 줄곧 선두를 지켰나 신디 클린켄베르크(28·독일) 기수가 몬 '웨아위 나지크'에 막판 역전을 허용해 준우승했다. 유 기수는 "우승을 내줘서 아쉽지만 세계무대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값진 기회였다"고 했다.이 대회는 중동의 부호 만수르 빈 자이드 빈 술탄 알나하얀(46·만수르)이 만들었다. 경주마의 시조인 아랍산 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013년부터 시작했다.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기수들을 초청해 매년 대회를 연다. 대회마다 12~14명이 경쟁하고 1월부터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 총 아홉 나라를 돌며 매달 경기를 해 입상자를 가린다. 경주하는 거리는 1000m~2000m까지 대회마다 다르다. 1위를 한 기수와 마주에게 주는 상금이 3만 유로(약 4100만원). 기수에게만 약 1000만원이 돌아간다. 우승한 기수는 1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파이널 대회 출전자격을 얻는다. 파이널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기수는 상금 2000만원과 고급 시계를 선물로 받는다. 대회 운영비와 상금, 기수 및 VIP 등 주요 관계자들을 초대하는 비용과 현지 체류비 일체를 만수르가 지원한다. 만수르는 말 애호가다. 파이널 대회를 왕족들과 빼놓지 않고 참관한다. 승마 지구력대회도 즐긴다. 일정 구간마다 말의 심박수를 점검하면서 160㎞에 달하는 장거리를 달리는 경기다. 아랍말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이 대회를 만든 계기였다. 17세기 영국에서 재래 암말과 아랍 수말을 교배해 경주마로 개량했다. 산이나 사막을 거침없이 달린 아랍말의 지구력을 높이 산 시도였다. 이렇게 번식한 경주마는 현재까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 여성 기수 중에는 김혜선(28)이 2013년 파이널 대회에 처음으로 초청받았고, 2014년에는 이금주 기수(40)가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이 기수는 그해 4월 11일 모로코 카사블랑카 앙팡경마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1위를 해 파이널 대회에도 나갔다. 최종 성적은 준우승. 상금 1500만원도 별도로 받았다. 그는 "세계를 돌며 큰돈을 들여 대회를 여는 방식은 만수르이기 때문에 가능한 아이디어"라고 했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은 아랍 출신 기수들도 이 대회에 출전한다. 이들은 히잡을 쓰고 경기장에 와 말을 탈 때는 경기복으로 갈아입고 자유롭게 경주로를 달린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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